악취·오수·기름띠·거품 등
곳곳서 원인 미상 환경오염
수천명 진상규명 요구 나서
시 “지류 막혀 물 방치 영향”
▲ 원인 미상의 환경오염 현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용인 성복천.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도심 속 맑은 하천'으로 지정된 용인 성복천 일대에서 원인 미상의 환경오염 현상이 잇따라 발견, 수천명 주민들이 시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성복천은 실제 하수처리시설 고장으로 지류가 막힌 상태인데, 물빛이 탁하거나 이끼가 대량으로 끼는 등 오염을 의심할 만한 사례가 환경단체 등에 확인됐다.

28일 용인 성복동 주민 등에 따르면 23개 아파트 입주자들로 구성된 '성복연대'는 최근 성복천 오염과 관련해 일시·장소·내용 등 정보를 제보받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주민 민원을 모아 시에 항의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해법도 나오지 않아 직접 근거를 수집하기 이르렀다는 게 연대 측의 설명이다.

연대는 동시에 서명도 진행 중이며, 이날까지 주민 7000여명이 참여했다.

현재 성서교·정평교·동주민센터·초등학교·상가 등 여러 구간에서 오수·기름띠·황색얼룩·거품·불순물 등 주민 목격담이 줄짓고 있다. 청둥오리 사체를 발견한 경우도 있다.

의혹은 환경단체를 통해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22일 '용인환경정의' 활동가들은 주민 요청에 현장 실사를 하고 오수 유입 등으로 인한 수질 오염과 바닥 전반에 걸쳐 이끼가 마치 걸레처럼 흐물거리는 현상 등을 확인했다.

예년보다 물고기 개체가 줄어들었고, 개구리 알이 건강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코를 찌르는 악취 농도를 미뤄 오염이 다소 심각하다는 결론이다.

용인환경정의는 매년 주기적으로 성복천과 탄천 생태를 조사해왔다.

이정현 용인환경정의 사무국장은 “수질은 물론 바닥도 상태가 안 좋다. 악취는 역대 조사 결과 중 최악의 수준”이라며 “다만 오수 유입 지점이 너무 많고 오염 시기도 추정하기 어려워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과 환경단체가 동시에 원인으로 추정하는 지점이 있다.

성복천은 물이 마른 '건천'으로, 용인시가 위탁 운영하는 하수처리장(수지레스피아)의 방류수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갈수기에 일일 약 1만~2만t 규모가 하천에 공급돼 지류가 원활히 유지된다.

하지만 지난달 관로에 누수가 발생,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 결국 하천 생태에서 중요한 시점인 3월 대부분 날이 상류에서 흐르는 적은 물로 방치되고 있다.

28일까지 마칠 예정이었던 시의 긴급보수공사마저 내달 중으로 늦어졌다.

시는 26일부터 현장에 인력을 파견,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물이 흐르지 못하니까 오염이나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민원이 급증해 현장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환경 문제가 없도록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용인 산지에서 발원해 한강까지 향하는 성복천은 2014년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아름다운 소하천'으로 지정됐고, 시에서도 맑은 하천으로 홍보해왔다.

/김종성·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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