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일은 인천 산업 변화에 큰 획을 그은 날이었다. 바로 현대자동차와 SK가 인천시와 함께 수소경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 현대차는 수소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SK는 수소 생산 인프라 조성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들 기업은 인천을 수소산업의 중심 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인천시와 인천 서구도 현대차-SK와 함께 수소산업기반 구축 MOU를 체결하고 서구지역을 중심으로 인천이 수소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지역산업 발전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은 일찍이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획기적인 일이라 인천경제계의 한 사람으로서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는 수소경제를 선도하고자 했던 인천시 노력의 결실이다. 정부는 앞서 2019년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수소산업 생태계가 정착할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시도 지난해 전국 최초로 '인천시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수소산업의 비전과 방향을 설정했고, 수소산업위원회를 발족해 인천이 수소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여기에 기업들은 그동안 축적된 수소산업의 연구개발 성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Value-Chain)이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비로소 SK와 현대자동차와의 협력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가능케 한 것이다.

수소경제는 지구상 가장 풍부한 원소인 수소에서 에너지를 얻어 활용하는 친환경 청정 산업이다. 2050년까지 세계적으로 수소 및 관련 장비에서 연간 2조5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3000조원의 시장규모와 3000만개 이상의 누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우리 경제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같은 수소경제를 향한 항해 준비를 마쳤다. 우리나라는지난해까지 국내에 1만1000대 가량의 수소차를 보급해 2년 연속 수소 판매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SK와 수소동맹을 맺고 인천에 투자하기로 한 현대차는 이미 수소트럭을 유럽과 중동에 최초로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는 안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액화해 수도권에 연간 3만t의 수소를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수소 3만t은 현대차가 양산하고 있는 수소전기차인 넥쏘 7만5000대가 지구를 한바퀴(4만6520㎞) 돌 수 있는 규모다. 나무 12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저감 효과가 있다.

인천시 역시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2019년 수소융복합단지 실증사업으로 수도권매립지의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수소생산클러스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인천시는 올해 수소차 1000여대 보급과 함께 인천 전역에 수소충전소 총 6개소를 구축해 수소 혁신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있다.

우리 인천에 드디어 수소 경제의 산업 생태계를 만들 기회가 찾아왔다. 더 이상 좌고우면한다면 지난 2019년 정부의 수소시범도시 선정에서 인천이 참여하지 못하고 울산 등 경쟁 도시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과를 다시 한번 초래할 수 있다.

인천시는 지역경제와 산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어느 지역보다도 앞서 제정한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바탕으로 핵심 기술력을 갖춘 인천기업과 함께 수소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수소 산업이 인천경제를 이끌어가는 미래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10여년 전 바이오산업 불모지였던 인천에서 새로운 미래와 기회를 내다보며 시민과 기업인이 한마음으로 바이오산업을 인천 경제에 안착시켰다. 지금은 바이오산업이 인천 경제를 이끌어가는 한 축이다. 이와 동시에 인천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도시가 됐다. 수소 산업도 인천의 미래 산업으로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인천 경제가 지금 바이오산업이라는 한쪽 날개를 펴고 있다면 앞으로 수소산업을 통해 새로운 한쪽 날개를 펴고 높이 비상해야만 한다.

수소 산업이 인천에 새로운 일자리와 사업을 창출하는 인천 경제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인천시는 수소 산업의 육성과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우리 기업인은 모두 한뜻이 되어 새로운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할 것이다.

 

 

/박인서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