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체제 만드는 미, 전시작전권 찾아오자
▲ 소는 위가 4개다. 삼킨 꼴을 입으로 되올려 씹는 것을 반추反芻라 한다. /그림=소헌

1943년 9월 이탈리아가 연합군에게 항복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은 점차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그해 11월, 이집트의 카이로에는 연합국의 수장들이 모여 전후 처리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두 차례 회담을 하였다._ 미국의 루스벨트, 영국의 처칠, 중국의 장제스가 그들이다. ‘카이로선언’에는 한국의 미래에 대하여 언급하고 독립을 보장하는 국제적인 합의가 담겼다. “한국민이 노예 상태에 놓여 있음을 유의하여 적절한 시기에 한국을 자주 독립시킬 결의를 한다.”

이것은 ‘포츠담선언(1945.7)’에서 재확인되어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한국의 독립을 담았다. 일제는 거부했으나 결국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함으로써 받아들이게 된다. 세계대전은 종결되었고, 1945년 8월15일 우리는 광복을 이루었다. __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로부터 23일 후 한강토에는 새로운 점령군이 나타난다.

“본관 휘하의 전승군은 금일 북위 38도선 이남의 조선영토를 점령한다.” ‘맥아더 포고문’ 조선 인민에 대한 통치의 모든 권한은 당분간 나의 관할을 받는다(제1조). 점령군에 대하여 반항행위를 하거나 질서보안을 교란하는 행위를 하는 자는 용서 없이 엄벌에 처할 것이다(제3조). 맥아더는 통치자로서 조선을 강탈하였다. 미 군정하에서 정치집회금지법_치안유지법 등 일제의 식민통치법령이 그대로 유지되었고, 식민통치기구를 그대로 받았기에 관리들도 일본인과 친일파가 그대로 득세하게 되었다.

부신도화(負薪蹈化)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려 한다. 당장에라도 불이 붙을 섶을 지고 이글거리는 불 속으로 뛰어든다는 뜻으로서 앞뒤 가리지 못하고 미련하게 행동함을 놀림조로 하는 말이다. 코로나로 인해 부모님도 못 만나는 판에 미국의 외교_국방장관이 쌍으로 왔다. ‘2+2회의’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 관심사이며, 한강토와 관련된 모든 문제들이 완전히 조율調律된 상태에서 대북전략을 검토할 것’을 협의했다. 한마디로 군국주의로 무장한 미제가 내정간섭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76년 전을 반추反芻할 일이다.

 

反 반 [돌이키다 / 뒤집다]

①又(또 우)는 원래 손(오른손)을 나타내는 글자다. 처음에는 5개의 손가락을 세 손가락(_)으로 표현하다가 다시 변하여 又(우)가 되었다. 더 간단하게는 ナ(우)로 쓰는데 右(오른 우)나 左(왼 좌)가 대표적이다. ②_(엄)은 기슭이나 벼랑이다. 또한 바위굴로 쓰여 _(집 엄)과 같은 의미로도 쓰인다. ③反(반)은 벼랑(_엄)에서 떨어진 사람이 손(又)으로 기어오르는 모습이다.

 

芻 추 [꼴 / 꼴꾼]

①돼지나 고슴도치의 머리를 뜻하는 _(계) 단순히 모양만을 취하여 사람의 손(又)으로 사용한다. ②芻(꼴 추)는 소나 말에게 먹이는 풀이다. 艸(풀 초)는 풀이 둘(_+_) 모인 글자다. ③芻(추)를 간략하게 쓰면 _(추)다. 꼴(_)을 베어 묶은 단을 손(_)으로 쥐고 있는 모양이며, 알기 쉽게 풀(_초)을 추가하여 _(꼴 추)로도 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13.9%나 인상됐고, 한미연합훈련은 지속되었다. 평화를 내세우는 미제는 허울 좋은 도둑놈이다. 한미일과 북중러를 축으로 삼는 신냉전체제를 조성하고 있다.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미군은 철수하고, 동족을 겨냥한 전쟁을 불러들이는 한미동맹은 파기해야 마땅하다. 이번 정부에서 전시작전권을 찾아오자. 앞으로 76년 후딱 지나간다.

/전성배 한문학자. 민족언어연구원장. <수필처럼 한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