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이 필요한 사회라고 말한다. 통찰(洞察)에서 통(洞)은 물 수와 같을 동의 합성어로, 같은 물을 이용하는 마을(洞)을 의미하며, 동굴(洞窟)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그러므로 통찰은 동굴에서의 성찰, 즉 깊은 심연에서 다시 돌아보는 것을 의미한다.

묻지마 경쟁? 묻지마 협력? 모두 정답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하다. 무한경쟁 사회에 살면서 우리는 협력과 공생과 상생을 이야기하고 희망한다.

협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상대방의 행동과 결과 등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시민들의 협력이 가능했던 것은 정확한 정보 제공과 예측가능성 확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공재 게임이론과 죄수의 딜레마에서와 같이 협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대방도 나처럼 협력할 것이라는 예측가능성과 이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 공공재 게임: 참여자에게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고, 그 중 일부를 기부하도록 하고, 기부된 총액의 두 배를 다시 참여자에게 균분하여 나눠주는 게임. 모두가 많은 금원을 기부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함.)

(※ 죄수의 딜레마: 참여자들에게 자백하는 경우 선처를 약속하고, 부인하는 경우 중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경고한 후 선택을 하도록 하는 실험. 참여자들은 상대방의 선택을 알 수 없으며, 모두가 부인하는 경우 처벌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함.)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한다는 믿음이 있는 멤버십이 좋은 모임은 오래갈 수 있다. 다만 구성원 중 일부가 멤버십을 깬다면 다른 구성원들도 그렇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에서와 같이 깨진 유리창이 있으면, 다른 유리창 역시 쉽게 깨어질 수 있으며, 쓰레기가 모여 있는 곳에는 더 많은 쓰레기가 버려질 수 있다.

협력과 상생, 공생, 공정과 인권 모두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예측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바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법령과 조례, 제도와 조직과 시스템이 정비되고 운용되어야 한다.

이상과 제도 사이에 괴리가 존재할 수 있고, 다시 제도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존재할 수 있다. 이상과 제도, 그리고 현실 사이의 괴리를 없애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참고로 인천시 인권위원회는 2018년 12월 인권기본조례 제정 이후 2019년 4월부터 활동하여 왔고, 다가올 4월 말 2기 구성을 앞두고 있으며, 인천시 공정경제위원회는 2020년 6월 경제민주화지원조례 제정 이후 같은 해 8월부터 활동하여 왔고, 다가올 3월 말 5개년 종합 인천시공정경제기본계획을 준비하여 심의할 예정이다.

오늘도 통찰한다. 협력과 공생, 상생 그리고 인권과 공정경제 도시 인천을 위하여!

 

/윤대기 변호사·인천시 인권위원장·공정경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