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가 대기업 통신업체 사업을 홍보하는 내용의 공문을 지역 내 아파트단지에 배포해 특정 업체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구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 내 아파트단지 140곳에 '아파트 공동현관 자동 열림 시스템 무료 설치 사업 안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해당 사업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기존 공동현관 출입 방식을, 스마트폰 앱 설치 후 별도의 버튼 누름 없이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방식으로 변경해주는 내용이다. 블루투스(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한 사례로 꼽힌다.

문제는 구가 이 사업을 소개하면서 '특정 업체명'과 '연락처'를 공문에 명시했다는 점이다.

구는 이 공문에서 “'KT 연수지점'이 코로나19 전파를 억제하고 비대면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아파트 공동현관 자동 열림 시스템을 무상으로 구축하는 사업을 홍보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해당 사업을 안내하니 공동주택 관리 업무에 참고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공문에는 KT가 설치비용을 전액 부담한다는 내용과 한정된 예산 운영으로 우선 아파트단지 20곳에 혜택을 제공하고 블루투스 신청 세대당 월 1000원 등 추가 비용 부담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는 공문과 함께 사업 안내 홍보문도 배포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자체가 특정 업체 사업을 부각해 주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은 형평성과 공정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공문 발송 이후 비슷한 사업을 진행 중인 동종 업체가 구에 항의성 민원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는 이 업체의 사업 내용을 검토한 뒤 사업 홍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공동주택지원팀으로서 KT의 아파트 공동현관 자동 열림 시스템 무료 설치 사업이 주민들에게 이로울 것으로 판단해 공문을 보낸 것일 뿐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