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 슬로건으로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가 쓰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이 슬로건은 우리 민족을 잘 드러낸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역동적이게 만들었을까. 900여 차례 외침에도 나라를 지켜냈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었음에도 세계 12위 경제 강국으로 도약했다. 최근 코로나19 대처에 혼연일체된 모습은 전 세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국난 극복 DNA가 오랜 시련을 이겨낸 다이나믹한 형태로 표현된 것이다.

이 다이나믹한 성향은 생활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유수 기업들은 제품을 출시할 때 우리나라 시장을 먼저 선택한다. 우리나라만큼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냉정하고 빠른 나라도 드물기 때문이다. 상수도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상수도 기술과 서비스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국민의 눈높이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일부 시설의 문제가 상수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수도시설 운영에 작은 방심도 용납되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전체 상수도에 상향 평준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환경부는 상수도 품질 향상을 위해 수도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한강, 금강, 영산·섬진강, 낙동강 유역에 각각 구축되어 있으며 위기대응, 기술지원, 수도시설 점검, 급수 취약지구 개선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돗물의 질적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대규모 수질 사고 등 위기 발생 시 피해 확산을 방지하고 신속히 복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 수돗물 유충 사고에도 한강수도지원센터가 큰 역할을 했다. 지자체로부터 지원요청을 받자마자 위기대응지원반을 구성해 현장에 투입했다. 원인을 파악하고, 다시 물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고, 당장 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병물을 지원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강유역의 84개 정수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UN의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는 '물의 가치'라고 한다. 물의 가치는 물의 평등성과 포용성에 있다. 물은 조금이라도 높이 차이가 발생하면 평평해지려 한다. 물은 아무리 작은 틈이라도 골고루 채운다. 그래서 물은 모두가 공평하고 안전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사전 모니터링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상황 발생 시 대응 및 복구 과정을 지원해 신속하게 정상화를 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다. 한마디로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물 사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임무의 목적은 물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 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UN의 지속가능개발 목표 중 하나인 '모두를 위한 물과 위생' 달성을 위해 센터도 그 역할을 다하겠다.

 

/김기태 K-water 한강수도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