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매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하루를 맞이하며 굉장히 기쁜 일 또는 슬픈 일이 닥칠 수 있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고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인의 정서와 사회 환경을 고려한 스트레스 지수를 개발해 조사한 결과는 1위 자식 사망, 2위 배우자 사망, 3위 부모 사망, 4위 이혼, 5위 형제자매 사망, 6위 배우자 외도, 12위가 결혼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매우 가족 중심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직장인들은 퇴근하면서 동료들에게 “내일 뵙겠습니다”라고 기약한다. 우리 사회는 많은 사건 사고로 인해 부상과 사망하는 이가 상당한 숫자임에도 우리는 이러한 말들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 가족을 잃는 슬픔은 매우 크다. 질병에 걸려 서로 마음의 준비를 한 사람들도 같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인한 가족의 사망 통보는 청천벽력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을 보지 못한 서러움으로 인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도로교통공단 통합DB에 따르면 2019년 발생한 교통사고는 129만2864건으로 3349명이 사망하고 205만3971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평균 3542건의 교통사고로 인해 약 9명이 사망하고 약 5627명이 다친 것으로 15초당 1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셈이며, 이에 따라 가족의 교통사고로 인해 고통받는 이의 숫자는 상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이러한 가족의 갑작스러운 사고사는 그 피해 가족의 자살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조사돼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지수 향상에 가장 좋은 실천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올해 평택경찰서는 도로의 안전성 확보와 국민의 행복지수 향상을 위해 교통시설 개선을 통한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의 인식개선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사망사고 줄이기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 운전자가 보행자이고 보행자 또한 운전대를 잡으면 운전자가 될 수 있으니 역지사지의 마음과 내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서로에 대해 작은 배려가 필요한 때다.

교통신호 지키기, 운전 중 핸드폰 사용하지 않기, 방향지시등 켜기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과 차도에서 보행자를 보면 우선 멈추는 운전자의 자세를 지금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이 다시 한번 다짐해 보고 실천하길 바란다.

오늘 우리가 실천하고 내일 또 함께 실천하면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의 성공은 물론 몇년 뒤에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OECD 평균 이하로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는 기쁜 뉴스를 듣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김윤상 평택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