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인천에 첨단 중고차 물류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IPA)는 17일 중구 항동 남항 인근에 소유한 부지 39만8155㎡에 '스마트오토밸리'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중고차수출단지인 연수구 송도유원지 일원에는 300여개의 수출업체가 있으나 체계적인 인프라가 부족해 환경오염, 주차 등 지역 주민들에게 생활 불편을 끼쳐온 것이 현실이다.

인천항이 중고차 수출 거점항만으로 거듭 발전하기 위해서 현대적인 수출 플랫폼의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수출업체들도 중고차의 매집과 정비, 전시, 판매 과정을 특화할 단지 조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또 스마트오토밸리 조성을 계기로 어수선한 송도유원지 중고차수출단지도 정비돼 개선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쾌적하고 안전한 삶을 훼손하는 환경오염 시설은 환경친화도시를 선언한 인천의 정책 방향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인천이 주도하는 중고차수출단지의 재래성과 낙후성이 더이상 용인될 수 없도록 지자체의 제도 정비와 환경 개선 방향이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

중고차시장의 매출 규모는 부가가치 창출을 포함해 연 5조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인천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산업분야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중고차 수출은 역대 최고 수준인 46만9000여대로 증가했다. 이 중 90%에 달하는 중고차가 인천을 통해 수출됐다. IPA에 따르면 올해 초(1~2월) 수출물량도 지난해에 비해 15%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송도유원지 일대 중고차수출단지의 향후 부지사용이 불투명한 가운데 항만을 두고 있는 평택·당진·군산 등에서 이전 러브콜이 쇄도하는 분위기다.

송도유원지 부지 70~80%가 지난해 7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가 적용돼 2023년 6월까지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묶였다. 앞으로 토지주의 개발 방향이 현재의 중고차수출단지에 한정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중고차수출단지의 유지 여부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1단계를 시작으로 2023년 이후 석탄부두 이전 등 3단계로 추진되는 스마트오토밸리 조성사업은 무엇보다도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친환경에 방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 안전생활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