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인천시의회서 보호 토론회
“멸종위기종 산란·서식 위협” 의견
보호지역 지정 이후 개발 반대 주장
▲ 17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인천연안 갯벌의 가치와 보존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홍재상 인하대학교 명예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제2순환고속도로와 배곧대교 건설 계획으로 송도갯벌이 훼손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과거 송도국제도시 개발로 연간 29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갯벌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습지보호지역 지정 이후의 개발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17일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가 인천시의회 의총회의실에서 개최한 '송도갯벌 등 인천연안갯벌, 어떻게 지킬 것인가' 토론회에서 홍재상 인하대 해양과학과 명예교수는 “송도국제도시 개발 과정에서 46.2㎢ 면적이 매립됐다. 연간 29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갯벌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국내 갯벌의 기능별 가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당 연간 63억원”이라며 “권역별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산정한 결과, 인천·경기 갯벌이 5조5155억원(2012년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고 덧붙였다. 최현아 한스자이델재단 수석연구원도 “황해 갯벌 면적이 감소하면서 매립으로 인한 멸종위기 생물종 산란지·서식지에 대한 위협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송도갯벌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도로 건설 계획의 시기를 둘러싼 논란도 화두로 떠올랐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인천시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이전부터 도로 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하는데, 2009년 습지보호지역 지정 이후인 2011년에도 도로 계획이 반려된 바 있다”며 “육상부에 있던 도로 계획을 해상으로 옮긴 책임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모 인천시의회 부의장은 “제2순환고속도로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이미 전 구간 착공이 이뤄졌다. 인천 구간만 습지 보호 명분으로 회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배곧대교는 람사르습지 등록 이후로 추진되는 사업이 분명하므로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 건설로 송도갯벌 훼손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체 습지' 조성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전찬기 인천대 도시공학과 명예교수는 “갯벌이 훼손되는 행위나 사업이 이뤄질 때 대체 갯벌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개발 주체가 사업비 일부를 투입해 인근의 훼손된 갯벌을 의무적으로 복원시키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