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온 동네가 동시에 정전이 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있었다. 정전되면 동네 아이들은 골목으로 쏟아져 나왔고, 전기가 다시 들어올 때까지 어둠 속에서 신나게 놀았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는 꼭 “전기 아껴 써라”고 당부했다. 모든 것이 넉넉지 않던 1960년대 산업화 시대를 살아온 어머니에게 전기는 아껴 써야 하는 소중한 자원이었다.

1978년에 설비용량 587㎿의 고리원자력발전소가 준공되면서 전력 공급이 안정되고, 높은 석유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름만 되면 '블랙아웃'을 걱정하며 전력 사용을 줄여야 할 정도로 전력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전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소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우리는 원자력발전이 석유 의존도를 낮춰준 것처럼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를 고민해야 한다. 이런 노력은 10년 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더욱 속도를 내고 있으나 아직 원자력에 대한 찬반양론으로 어려움이 많다.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지방에 규모 9.0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후쿠시마의 지금 모습은 그야말로 '유령도시'를 연상케 한다. 자연재해에 의해 한순간에 파괴되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목격한 사람들은 이제 더는 원자력이 안전한 에너지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참사 10년, 우리는 얼마나 변화하고 있는가!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앞으로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5.8%로 설정했다. 또 계획기간(2020~2034) 동안 재생에너지가 주력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2050년 탄소 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과제와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정부의 기본계획에 따라 연도별 신재생에너지 설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기존 건축물은 공공을 넘어 공업, 상업, 주거지역에 신재생에너지 설치를 통해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지원해야 한다. 또 신규 건축물은 에너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 건물의 총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로 건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시민교육을 통해 에너지 자립마을을 지원해 가정이 에너지 절전소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군포에는 민과 관이 함께 만든 2기의 시민햇빛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시민들의 자발적 에너지 자립운동인 시민햇빛발전소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안전하고, 지구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을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직도 끝나지 않은 후쿠시마 참사의 비극이 더는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에너지 정책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성복임 군포시의회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