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지 외곽 위치시 기피 통계
휴게소 기능 탓 사고위험 공존
정확한 원인파악 새 계획 필요
시 “주차난 해소에 도움” 고수
송도 화물차주차장 조성 예정 부지인 인천 연수구 송도9공구 아암물류2단지 전경. /인천일보DB
송도 화물차주차장 조성 예정 부지인 인천 연수구 송도9공구 아암물류2단지 전경. /인천일보DB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9공구(아암물류2단지)에 화물차주차장이 들어서더라도 인천지역 화물차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데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일부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차고지나 주차장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와서다.

아울러 송도 9공구 등 항만 인근 화물차주차장은 길을 가다 잠깐 머물러 쉬는 휴게소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타 지역 화물차까지 유입시켜 교통 혼잡과 교통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인천시가 작성한 '차고지 외 밤샘 주차 단속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에서 밤샘 주차로 적발된 화물차는 모두 5535대로, 지자체별로 보면 '남동구'의 단속 건수가 1198대로 가장 많았다.

중구(1047대)와 서구(934대), 미추홀구(899대), 부평구(755대)가 그 뒤를 이었다. 연수구(323대)와 계양구(272대), 동구(107대)는 상대적으로 단속 건수가 적었다.

밤샘 주차 단속 건수가 많다는 것은 해당 지역의 화물차 주차 공간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1월 기준 인천시에 등록된 5t 이상 사업용 일반 화물차는 2만2653대에 이르지만 공영차고지·주차장 등 주차 면수는 5560면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반 화물차 등록 대수가 1013대로 중구(1만305대)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남동구에서 밤샘 주차가 가장 많이 적발된 것은 정작 화물차 기사들이 기존 공영차고지·주차장을 기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연수구에 등록된 일반 화물차는 1482대다.

주택가에 파고든 화물차의 밤샘 주차는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 시야를 방해해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게 소음과 매연을 유발하고 출퇴근 시간 교통 정체도 야기한다.

이에 지자체들은 1.5t 초과 사업용 화물차를 대상으로 밤샘 주차 단속을 실시해 적발 시 최대 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특히 밤샘 주차 단속 건수의 지역별 편차가 큰 것을 두고선 단순히 화물차 주차 공간 확보율이 저조하다는 식의 문제 접근법이 아닌, 화물차 기사들이 자신의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차고지나 주차장을 기피하는 현상 등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화물차 주차 공간 확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시에 인천지역 화물차 주차 공간이 부족해 송도 9공구에 화물차주차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짐을 역설한다.

강재구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017년 작성한 '화물자동차의 불법 밤샘 주차 현황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화물차 휴게소는 고속도로나 항만, 국도 가운데 위치해 있어 밤샘 주차로 이용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차고지는 주택가를 피해서 지어야 하지만 너무 먼 곳에 지으면 이용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면서도 “송도 9공구 화물차주차장이 조성되면 화물차 주차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