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감독, 유타대 영화석사 취득 후
2018년 송도 캠퍼스서 교수로 재직
당시 시나리오 작업 알려져 학교 재조명
▲ 2018년 한국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서 교수로 재직한 정이삭 감독은 학생들을 직접 인솔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하기도 했다.
유타대가 전세계 화제작 영화 '미나리'를 만든 정이삭 감독의 모교이자 '미나리' 시나리오 탄생지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타대는 '미나리 감독 출신대학'이라는 새로운 꼬리표가 달렸다.

영화 '미나리'는 지난해부터 전세계 각종 시상식에서 75관왕을 차지한 화제작으로,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영화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아칸소 시골 농장에서 자란 정 감독은 작가 지망생으로 예일대에 입학했지만 한차례 꿈을 접고 의대 진학을 준비중이었다. 그때 인문학 필수 학점을 채우기 위해 등록한 영화수업에서 영상제작에 흥미를 느꼈고 또 다시 영화인으로서 꿈을 꾸게 됐다. 부모님의 반대도 컸지만 당연히 영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선택한 것이 바로 유타대였다.

2004년 유타대 영화석사학위를 받고 같은해 단편영화 '하이웨이'로 데뷔, 2007년에는 첫번째 장편영화 '문유랑가보'를 칸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초연했다.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선보인 가운데, 모교에 대한 애정과 제자양성의 열정으로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위치한 한국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서 약 1년간(2018년~2019년) 교수로 교편을 잡았다. 정 감독은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재직기간 동안 영화영상학과 필수과정을 강의했고, 그 과정에서 '미나리'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에는 학생들을 직접 인솔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윤여정 배우 특강과 해외 영화 실무자 초청, 영화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관계자는 “2018년 영화영상학과 (Film and Media Arts) 를 신규 개설하면서 당시 유타대학교 영화영상학과 학과장의 추천으로 정 교수님을 초빙하게 됐다”며 “학생들에 따르면 영화를 제작하면서 본인이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강의에서 많이 보여주었으며, 학생들에게 늘 친근하게 먼저 다가가고 도움을 주는 교수님으로 다른 학과 학생들도 교양과정으로 수업을 듣는 등 유타대학교 아시아캠퍼스에서 인기 있는 교수님 중 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정이삭 감독은 영화 제작을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면서도 계속해서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 도움을 주기로 했으며, 현재도 아시아캠퍼스 영화영상학과 학생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유타대 측은 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2020 부산국제영화제'에 '미나리'가 초청돼 영화제에 직접 참석해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방문이 취소돼 온라인 화상으로 특별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관계자는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는 정이삭 감독이 키운 제자들이 세계적 영화인으로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며 "본교가 글로벌 영화예술인 탄생의 산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