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원 딸 투기 의혹에 당 탈당계
LH 직원들, 북시흥서 집중 대출 조사
경찰 “공정하게 수사중” 내용은 함구
지난 4일 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인근 토지를 따라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 4일 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인근 토지를 따라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역 금융권을 정조준했다.

경찰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에 이어 시흥시의원 자녀가 매입한 토지에서도 지역 농협을 중심으로 수상한 대출 정황이 이뤄진 점에 대해 면밀히 조사중이다.<인천일보 3월5일자 1면>

경기남부경찰청·경기북부경찰청·인천경찰청의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국가수사본부 수사부서와 함께 특별수사단을 투입해 3기 신도시 예정지의 투기 의혹을 조사한다.

이복희 시흥시의원의 딸 A씨는 지난 2018년 9월 6일 신도시 예정지인 시흥시 과림동 임야 111㎡를 1억원에 매입했다.

A씨는 매입 과정에서 제2금융권인 부천·시흥원예농협으로부터 매매가 기준 96%인 9600만원을 담보대출 받았다. 농협 조합장은 전 시흥시의원 3선을 지낸 인물이다. 당시 이 지역 임야 담보대출이 감정가의 70%를 넘지 않은 선에서 이뤄졌다.

A씨는 이후 건축물을 담보로 농협에서 2차 담보대출을 받아 모두 1억 9200만원을 빌렸다. 현재 토지를 포함한 건축물의 감정가는 2억 6000만원이지만, 현 시세는 3억원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이날 이복희 시의원과 A씨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이 시의원은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4일 민주당에 탈당계를 냈으며, 민주당은 5일 수리했다.

7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LH 직원 10여 명은 시흥 과림동 땅 2만3000㎡를 100억원에 매입하는 과정에서 58억원 대출금을 북시흥농협 1곳에서 받았다.

이들은 토지매매가의 최대 90%가 넘는 대출을 받았다.

이 지역에선 통상 농지 감정가의 최대 70%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다.

직원 B씨 등은 매매가 22억5000만원 중 90%가 넘는 20억4100만원을 대출받았다. C씨 등 3명이 매입한 토지는 매매가 15억1000만원인데, 76%인 11억4400만원을 빌렸다.

또 LH 직원들의 대출 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LH 직원들은 밭과 논에 대한 농지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농업경영계획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즉 농협 측에서는 LH 직원 여러 명이 농사를 짓겠다는 서류를 그대로 믿고 대출을 내준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4일 북시흥농협에 대해 현장점검에 나섰고 결과에 따라 정식 조사에 착수할지 정할 방침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북시흥농협 대출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광명시흥신도시 조성과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단을 꾸려 원칙적이고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수사 중인 사안으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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