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제적등본·소유권 소실 많은데
보통 행정조회 안되면 불가 안내 답답
해당 지자체 설득 증명돕기 보람 느껴

“한국전쟁 등으로 토지대장 등이 소실돼 소유권이 없는 토지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상속을 받지 못한 후손들이 숨은 재산을 찾게 됐을 때 무한한 보람을 느낍니다.”

과천시청 열린민원과에 근무하는 강우석(48·사진) 주무관은 올해로 4년째 조상 땅 찾아주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행정적으로 조회되지 않는 조상 땅도 찾아주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자치단체에서 매년 무주부동산 공고를 내고 있습니다. 조상 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으면 모두 국유화됩니다. 하지만 땅문서나 매매계약서, 주소 등 근거만 명확하면 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 주무관은 지난해 경기도 다른 지자체에 사는 A씨의 조상 땅을 찾아주는 일에 성공했다. 기록이 소실돼 행정적으로 조회가 되지 않았지만, A씨는 옛날 땅문서를 가지고 있어 소송을 권유한 끝에 국유화된 땅을 찾게 해줬다.

이런 적극적인 행정지원으로 그는 '2020년 하반기 과천시 적극행정 우수공무원' 도전상을 받았고, 과천시는 국토부에서 주관하는 '2020년도 지적 전산 자료 공동이용 실태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살려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그의 행위가 인정을 받았다.

보통 지자체에서는 행정적으로 조회가 되지 않으면 민원인을 돌려보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강 주무관은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법제처 판례 등을 뒤진 결과 국유화된 땅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보통 지자체에서는 시스템에서 조회가 되지 않으면 조상 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안내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민원인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은 재산이기 때문에 설득을 통해 해당 지자체 담당자의 협조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 시절 지적을 전공한 그는 전문 직렬인 지적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터라 업무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었다.

“제적등본이 잘못된 경우나 한국전쟁으로 소실돼 소유권이 없는 토지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담당자로서 관심을 갖고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보고 공부하는 등 특이 사례 발생에 대비한 매뉴얼을 숙지해 왔습니다.”

강 주무관은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8464건의 신청을 받아 2270명에게 33만5254필지의 토지정보를 제공해 민원인의 재산권 행사에 도움을 줬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는 사망한 조상 명의의 토지나 본인 명의의 토지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 지적공부에 등록된 전국 토지소유현황을 전산 조회로 찾아주는 행정서비스다. 토지소재지나 거주지와 관계없이 시청이나 군·구청을 방문해 상속인 또는 소유자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검토 후 토지 소유현황을 받을 수 있다.

강우석 주무관은 “지적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앞으로 더욱더 노력하겠다”며 “행정적 미흡으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인 좀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돼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