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피해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
직원 중 장애인 등 비율 90% 달해
선한 영향력 발휘 지역내 칭송 자자
대표 “복구해 직원들 다시 일하도록”
서구, 유관기관 연계 지원방안 검토
▲ 2일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구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
▲ 2일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구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 보이면 직원들도 같이 위축될까 봐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오전 10시16분쯤 인천 서구 사회적기업인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1층짜리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공장 2개 동 내외부와 생산설비 등이 모두 탔다. 불은 5시간 50분만인 오후 4시3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70대 직원 1명이 넘어져 발목을 다쳤지만 다행히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윤기상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 대표는 “그동안 모범적인 기업으로 타 지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 이렇게 화재가 나 송구하다”고 말문을 뗐다.

지난 2010년 설립된 한국근로장애인진흥회는 복사용지와 화장지 등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총 100여명의 직원 중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90%에 달할 정도로 취약계층 고용 창출에 한몫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재현 서구청장도 지난 1월26일 이곳을 찾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중심을 잡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켜 주셔서 감사하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업체 대표로 정말 힘든 상황이지만 최대한 빨리 복구해 직원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4개 동 중 화장지 제조 설비가 있는 건물을 비롯해 창고 등 2개 동이 탔지만 나머지 2개 동은 전기와 통신만 복구되면 바로 가동할 수 있는 상태”라며 “다행히 원자재 등 재고 대부분은 피해를 입지 않아 설비만 갖춰지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가공 회사에서 일을 하다 나와 우연히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게 된 계기로 사회적기업을 설립한 그는 무엇보다 직원들과의 관계를 우선시한다. 그는 “코로나19로 잠시 공장 가동을 중단했을 때도 직원들 급여를 모두 챙겨줬었다”며 “직원들도 회사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 나와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화재는 정말 가슴 아프지만 이를 계기로 많은 분이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용해 주신다면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서구도 관내 대표 사회적기업의 화재 피해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구 관계자는 “일단 현장 방문 후 피해 상황 등을 살펴보고 유관기관과 연계해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