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생태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갯벌이 사라지고 일부 동식물이 한반도에서 사라질지 모른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오는 2075년에는 한강 하구 갯벌이 99.3% 사라질 것이라고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지난해 모나코에서 개최된 제51차 총회에서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기온 상승을 막지 못한다면 80년 후에 해수면 높이가 최대 1.1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려스럽게도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양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 갯벌인데, 이대로 가면 생태자원의 보고인 갯벌을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누군가 열대우림을 없애고 도시로 개발하자고 하면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열대우림이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산소를 공급하는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가 생명의 근원이자 동시에 거대한 탄소 저장고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정부도 연안 습지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 등 산림에서 흡수하는 탄소를 '그린카본'이라고 하고, 연안에서 서식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통해 해양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를 '블루카본'이라고 하는데, '블루카본'이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 흡수원이란 사실이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안습지는 어떤 자연시스템보다 단위면적당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저장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생태계는 육상 산림보다 면적이 좁지만 탄소 흡수 총량은 비슷하며, 온실가스 흡수 속도가 최대 50배 빠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한국 갯벌은 임업 부문과 비슷한 규모의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7.4%를 상쇄하는 규모로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블루카본을 흡수하는 연안습지가 이미 절반 정도 사라졌으며, 계속 줄어들고 있다. 드넓은 갯벌을 자랑했던 인천도 육지부의 갯벌 대부분이 사라졌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송도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습지보호지역이자 국제적인 습지협약인 람사르습지로 지정했지만,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계획과 배곧대교(송도~시흥) 계획으로 다시 위기에 처해있다. 이는 습지와 해양이 우리에게 주는 환경적 혜택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를 이어주는 생명의 공간으로 다양한 생물의 산란지이자 서식지인 갯벌이 지상과 대기로부터 유입된 오염물질을 거르고, 가라앉히고, 분해하거나 흡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서 반드시 보존해야하는 중요한 자연생태계라는 사실을 가르쳐주는 교육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습지센터가 설립되며 습지교육이 상당히 확대되고 성장했지만, 겉모습에 비해 속은 부실한 편이다. 특히 해양과 갯벌의 도시인 인천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습지센터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천에는 소래해양습지생태공원 전시관과 생태계보전지역 대이작도의 해양생태관 그리고 강화도에 갯벌센터가 있지만 단지 찾아오는 방문객 대상 해설만 하고 있을 뿐, 습지교육을 대상과 분야에 맞추어 다양하게 기획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습지인식증진 교육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교육은 단순히 해설을 듣고 체험하는 교육이 아니다. 습지인식증진 교육은 습지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나의 일상과 연결할 수 있도록 시선을 확장시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능력과 의지를 갖출 수 있는 교육으로 발전해야 한다.

환경교육은 '삶'에 기반하여 이웃과 자연을 고려하면서 자기 삶을 설계하고 꾸려가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다. 습지관련 센터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학교 교과과정에 습지교육을 필수화 하는 등 습지인식증진을 위한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육기관과 민간단체, 행정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