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시장, 102주년 기념사 통해 '발생지 처리 원칙' 적용 못박아
3자 대체 매립지 공모 실패 전망하며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반대
▲ 박남춘 인천시장이 1일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박남춘 인천시장이 1일 '쓰레기 독립'을 재차 강조하며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가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간을 연장하자”고 제안해도 '발생지 처리 원칙'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체 매립지 조성에 대한 인천시의 입장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박 시장은 3자의 대체 매립지 공모도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제102주년 3·1절 기념사를 통해 “우리 평범한 영웅들께서 대한의 독립을 선언했던 것처럼 인천시도 지난해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다”며 “다른 지역 쓰레기가 와서 묻히는 불합리의 시대를 끝내고, 인천이 먼저 친환경 자원순환 체계로 나아가겠다고 외쳤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인천을 제외한 3자의 대체 매립지 공모에도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폐기물 매립지 후보지 공모는 다음달 14일까지 90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박 시장은 “공모가 조만간 끝난다. 아마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 매립지 또한 어느 지역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환경정의에 어긋난 시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공모에 실패할 경우 그들은 우리에게 수도권매립지에 여유가 있으니 사용 기간을 조금 더 연장하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발생지 처리 원칙대로 합시다”라고 했다.

대체 매립지 공모에서 빠진 인천시의 자체 매립지 조성 계획은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매립지특별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은 시가 입장 발표를 예고하면서다. 앞서 특위는 “자체 매립지 후보지로 영흥도와 선갑도에 대한 주민 수용성 강화 방안을 보강해 입지 타당성 검토를 권한다”는 결과물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특위 제안을 바탕으로 조만간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매립지를 둘러싼 지역 정치권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이학재 국민의힘 인천시당 위원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시가 많은 잡음 속에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자체 매립지보다는 대체 매립지 확보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서울·경기 폐기물은 수도권매립지에 받더라도, 인천은 자체 매립지를 이용하자는 것인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