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조대에 근무할 당시 일산동의 어느 주택에 화재가 발생해 출동했다. 다행히 큰 피해가 없는 화재였는데, 음식물을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잠든 사이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거주자는 잠이 들어 화재를 인지하지 못했고, 이웃에서 타는 냄새와 연기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를 한 것이다. 이웃이 빨리 발견해서 신고하지 못했다면 거주자의 안전은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이야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와 단독경보형 화재감지기)이 법적으로 의무화돼 신축단계에 설치하고 있지만, 예전에 지어진 단독주택이나 빌라, 연립주택 등에는 소방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 소화기는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때부터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 단독경보형 감지기란 무엇인가. 별도의 전기배선 설치 등 작업 없이 화재감지와 화재경보를 동시에 울려주는 것으로, 최근 생산되는 제품은 배터리 교체 없이 10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모두 힘든 시기에 수입도 줄었는데 화재감지기 등의 소방시설을 설치할 마음의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전체 화재 사망자의 49.7%가 주택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3만원의 투자는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별의 별 것을 다 구매하면서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을 위한 주택용 소방시설 구매에 망설인다면 누군가에게는 큰 후회로 남게 될 일이 생길 수 있다.

이글을 본다면 주저하지 말고 휴대폰에서 온라인 쇼핑몰 앱 켜기를 권한다. 그리고 검색하자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 합쳐도 피자 한 판 값이다.

 

/정재훈 고양소방서 재난예방과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