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른 체

이편도 저편도 아닌

純粹

 

시간이 들어갈수록

구름에 가려져

다 잊어버리고

너는 이편이다

나는 저편이다

따가운 햇볕 아래 물들어간다.

무심한 햇살과 비는

대립을 孕胎한다. 여름

 

불어오는 찬 바람에

한잎, 두잎 떨어지고

나이를 먹는다는

성숙해진다는 것

이제 微風 앞에도 약해지는 가을

 

이제 돌아감을 준비하며 보니

이건 아닌데 욕심이 하나,

백색의 순수함을 햇살은 무심히도

어두움을 가르치고

백발의 잔흔만이 이제 남아

가득 찬 旅券을 준비하는 겨울

 

나는 아직은 봄이구나

봄의 말미에서

아직도 노래해야 할 것들이 남았구나.

 

그러나 새롭게 솟아나는 싹들의 기운을 보니

봄의 말미에서

내 그림자를 돌아보니

실망이 묻어있는 그림자

/박용효 시민기자 purunfe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