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부두의 '연안'과 '부두'는 그 단어들을 가만히 발음해보면 뭔가 따뜻하고 둥근 느낌이다. 어쩐지 내겐 그 단어들 속에서 파도치는 거친 삶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연안부두'는 늘 뜨내기처럼 느껴진다. 정작 뜨내기는 잠깐 회를 먹거나 사러 왔다가,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섬 어딘가로 갔다 나오는 이들일 뿐, 부두는 늘 묵묵히 제자리에 있는데 말이다.” (68쪽)
소설집 <푸른 유리 심장>, <검은 설탕의 시간>, 장편소설 <변사 기담>의 양진채 작가가 산문집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를 펴냈다.
작가는 인천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을 소개하며, 작품 속에서 인천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본다. 작품에 따라, 작가에 따라 인천은 각기 다른 서사를 품은 다채로운 공간으로 변화한다. 윤후명의 장편소설 <협궤열차>로 시작해 박민규의 장편소설 <삼미 슈퍼스터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막을 내리는 <인천이라는 지도를 들고>에는 공식적인 역사에 잘 포착되지 않는 인천의 깊숙한 이야기들이 소설의 문장들과 함께 펼쳐진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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