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그라피티 아티스트 '레오다브' 경기도로 작업실 이전
8년 전, 고향 인천서 자리잡고 공모 휩쓸며 세계에 이름 알렸지만
지자체 소통·협조 안돼 작업 곤욕…"더 나은 환경 찾아 떠날 수밖에"

독립운동가 '그라피티'로 정부서울청사와 문익환 통일의 집 외벽 등에 작품을 내건 유명 작가 '레오다브(최성욱)' 팀이 8년간 활동했던 인천 작업실을 정리하고 최근 타지로 옮겨갔다.

그는 인천의 무관심과 외면을 견디다가 이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레오다브 팀은 유관순, 윤봉길, 안창호, 이봉창, 김구, 안중근, 김란사 등 독립운동가를 위주로 캔버스와 디지털 아트 작품을 만들었다. 2013년 삼청동 정독도서관 외벽에 그린 그라피티를 시작으로 홍대와 광화문, 인사동, 삼청동 등 서울 주요 거리에 그의 작품이 걸렸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운동가들을 소재로 한 시사성에 거침없는 예술성이 더해져 각종 공모전 상을 휩쓸고 주요 특별전에 초대되는 등 인정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일본과 러시아에서도 초청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도 한국 예술을 알리고 있다.

그의 활동들은 모두 인천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그와 역시 인천 토박이인 팀원들이 2013년 인천 중구·동구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창작했다.

하지만 최근 레오다브 팀은 인천 생활을 중단하고 경기도 한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현대미술의 한 부분인 그라피티 아트의 특성상 거리와 대규모 공간을 바탕으로 작업하기 마련인데 인천의 지자체는 제대로 협조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장르의 이해도도 떨어져 프로젝트에 대한 소통이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레오다브 팀은 인천이 아닌 경기도나 서울시 등 타 도시와 협의해 인천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또 다른 그라피티 작가들 역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작품을 설치하면서 인천문화재단이 아닌 경기문화재단과 협업했다.

레오다브측은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청년 아티스트들이 인천에서 동력을 서서히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천은 문화예술의 발전과 지역성에 관심이 없다”며 “그걸 몸소 체감하는 예술가들은 더 나은 환경과 지원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사진제공=레오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