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수 조각가, 내달 2일부터 양평 카포레서
데뷔 50주년 '곰' 형상 작품 포함 150점 선봬
부모사랑 등 소중한 자원 지켜낼 메시지 전해
▲ 고정수 작가와 '하늘 한가운데 서서' 기념사진

모성애를 조각 작품으로 표현해온 고정수 작가가 북극곰을 통해 또 다른 어머니상을 선보인다.

한국 조각계를 이끌어 온 고정수 작가 초대전이 3월2일부터 5월31일까지 양평 카포레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 데뷔 이후, 지난 50년을 회고하며 고정수 작가의 대표작 150여 점이 전시되는 대규모 전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오 내 새끼들'이 공개돼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고정수 작가의 2021년 작인 '오 내 새끼들'은 스테인리스 소재를 활용해 곰의 형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고정수 작가가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위기에 처한 북극곰을 표현하기 위해 제작됐다. 작품을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부모의 사랑, 후손들에게 남겨야 할 소중한 자원을 지켜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고정수 작 '오 내 새끼들'.
▲ 고정수 작 '오 내 새끼들'.

고정수 작가는 오랫동안 풍요로운 여체를 탐닉하며 여성미의 본질은 모성에서 비롯된다는 신념으로 한국 여성의 너그러운 이미지를 조각상을 통해 표현해 온 여체 조각가이다.

작가가 오랜 시간 여체 조각을 천착해 온 데에는 작가의 모친이 열악한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참고 자신을 뒷바라지한 모습을 보면서 여성을 '모성애의 상징'으로 여겨 왔기 때문이다. 작가는 어머니를 마치 대지와 같은 인내심으로 한없이 포용하며 품어주고 적셔주는 너그러운 존재로 인식해 풍만한 여체 조각에 몰입해 왔다.

그는 국전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 대상을 받게 된 것을 계기로 '여체 조각의 달인'으로 일컬어지게 됐다.

그는 2014년 문신 미술상 수상 이후 '곰'을 오브제로 삼고 있는데 지금까지 추구했던 여체와 곰의 볼륨 있고 참을성이 있는 모습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다양한 곰 작품을 완성해 내고 있다. 작가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경쟁 사회에서 낙오되면 숱한 갈등과 번민을 겪는데 그러한 이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 유희본능을 일깨워 주는 의미로 곰 작업을 펼쳐오고 있다. 또 재료의 다양성에 주목하며 그동안 전통적인 돌과 브론즈를 주요 재료로 사용해 온 것에서 벗어나 스테인리스, 테라코타, 한지, 세라믹, 알루미늄 래핑, 공기조형물 등을 매개체로 사용해 표현 영역을 폭넓게 확장해 가고 있다.

▲ '김수환 추기경'.
▲ '김수환 추기경'.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회의사당, 한국방송공사, 인천일보 인천 본사 사옥 등에 소장돼 있으며 1992년 작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는 미술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천시가 그의 조각상 40여 점을 기증받고 보존 절차에 들어갔다. 개인작가의 작품을 대거 소장하는 일은 시 역사상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정신적 지주인 김수환 추기경 상을 제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고정수 작가는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는 전시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며 “작품들 하나하나가 자식같이 소중하다. 이번 전시는 지난 50년의 활동을 총망라한 전시인 만큼 많은 분이 오셔서 미술 관람을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고향인 인천에서 남은 생애를 보내고 싶고 기회가 닿는다면 인천 지역에서도 전시를 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관람은 마스크 착용, QR코드 입력 등 코로나 방역 지침 하에 입장이 가능하며 전시 관련 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은 카포레 홈페이지(https://cafore.co.kr/)로 하면 된다.

 


 

고정수 작가는

 

학 력

인천 남고등학교 졸업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동 대학원 졸업

 

주요경력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MBC 한국구상조각대전 심사위원

한국구상조각회 회장

국전 추천작가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수상경력

1979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

1981 국전 대상 (문화공보부)

1985 금호예술상 (금호문화재단)

1986 선미술상 (선화랑)

2013 문신미술상 (창원 문신미술관)

 

개인전

1983 제 1회 개인전 (선화랑, 서울)~

2021년 제 28회 개인전(양평 카포레)

조형물제작실적

1979 시인 김영랑 선생상

1981 광주 어린이 대공원 헌장탑

1984 여수 돌산대교 준공기념탑

1986 광주 3.1 독립운동 기념탑

1994 서울 아산병원 조형물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1994 인천일보사 조형물(등대지기)

1996 인천 부평구청사 조형물

(꿈과 희망이 넘치는 부평)

1998 김수환 추기경 (가톨릭대)

2006 금호그룹 박정구회장상

2009 베어트리파크 곰조각공원 제작

2010 서울 북부지방 법원 미술장식품

2017 서울 인영아트센터 곰 조형물

2018 창원 부영아파트 미술장식품 등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