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주민들 '도로점거' 비난
▲ 22일 인천 연수구청 인근 도로에서 화물연대 인천지부 소속 화물차량들이 아암물류2단지 화물차주차장 건립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달고 행진을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인천지역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송도국제도시 9공구 화물차주차장 설치 반대를 외쳐온 정치권을 향해 압박용 시위를 벌였다. 다행히 무력 충돌은 없었지만 대형 화물차들이 현장에 동원돼 주민들의 비난을 샀다.

화물연대 인천지부는 22일 오전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소재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국회의원 사무실과 연수구청 앞에서 각각 송도 9공구 화물차주차장 건립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안전이 중요한가? 선거가 중요한가? 저울질하는 연수구청장’, ‘님비의 끝판을 살뜰히 옹호하는 더불어민주당! 눈물난다! 불쌍해서!’ 등 정치권 비판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화물차와 거리에 내걸고 집단 시위를 펼쳤다.

피켓 시위를 하던 화물차 운전기사는 “화물차주차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는 국회의원과 연수구를 압박하기 위해 집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최근 인천항만공사(IPA)를 방문해 송도 9공구 화물차주차장 조성 사업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으며, 고남석 연수구청장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상황이 이렇자 화물연대는 지난 16일 인천시청 앞에서 화물차주차장의 조속한 건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이달 22일까지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모든 방안을 동원해 투쟁하겠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집회 현장에는 화물차와 트레일러 등 대형 차량 10여대가 동원돼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화물차들이 컨벤시아교(송도2교)와 맞닿아 있는 정 의원 사무실 앞 도로 한 차로를 점거해 출근길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연수구청 집회 현장도 화물차들이 한 차로를 점거하면서 교통경찰이 현장에 투입돼 교통 흐름을 관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송도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올댓송도’에선 ‘시위를 하기 위해 도심에 화물차를 끌고 오다니 너무 무섭다’, ‘평소 난폭 운전을 해왔던 사고방식이 그대로 드러난 도로 점거 행위’ 등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송도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화물차주차장으로 인한 소음·먼지 피해와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주민 3만여명이 참여한 ‘송도 화물차주차장 설치 반대’ 서명부를 IPA에 전달한 바 있다.

화물차주차장 조성 사업 시행 주체인 IPA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수수방관하면서 ‘민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강구 연수구의회 부의장은 “인천항만공사는 인천시에 모든 결정을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체 부지 등 대안을 찾아 나설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