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경제] 구도(球都)의 새로운 구도(構圖)
[야구와 경제] 구도(球都)의 새로운 구도(構圖)
  • 조용준
  • 승인 2021.02.22 16:29
  • 수정 2021.02.22 16:09
  • 2021.02.23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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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유독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은 도시다. 우선 천일염이다. 최초의 천일염은 인천에서 생산했다. 주안염전이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 산지였다. 등대 역시 인천 앞바다에 최초로 설치했다.

천일염과 등대는 인천이 항구도시이기에 가능한 최초의 산물들이다. 인천의 '최초' 타이틀은 구한말에 서양 문물이 제물포를 통해 들어온 영향도 크다. 반면 시외전화, 경인선, 경인고속도로 등은 서울과의 인접성으로 최초를 기록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짜장면도 인천에서 처음 시작했다. 쫄면도 인천이 시초다.

야구가 최초로 전파된 도시 또한 인천이다. 그래서 인천을 구도(球都)라고 부른다. 야구 도시라는 의미다. 우리나라 야구 출범의 효시가 인천임을 증명하는 문헌이 있다. 1899년에 기록한 인천영어야학회(인천고등학교 전신) 학생의 일기다.

일기에는 '베이스볼이란 서양 공치기를 시작하고 5시경에 돌아와서 목욕탕에 갔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이 한 줄의 기록이 구도 인천을 증명하는 근거가 되었다. 5년 후인 1904년, 미국인 선교사 질레트(Gillette)는 우리나라 최초의 야구단을 만들었다. 영화로도 제작한 'YMCA 야구단'이다.

구도 인천은 1982년 한국 프로야구 출범 당시에도 함께했다.

인천 최초의 프로야구단은 '삼미슈퍼스타즈'였다. 이후 인천 연고의 프로야구단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다. 그런 변화에서도 인천 야구의 명맥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1년 신세계 그룹은 인천의 프로야구단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1350억원이다.

이번 인수는 야구계에 논쟁거리 하나를 던졌다. 프로야구단 운영의 적자 논쟁이다.

적자를 주장하는 측은 모기업의 지원금이 없으면 야구단의 운영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적자를 명시한 회계장부를 근거로 들었다. 반면, 반대 측은 야구단 운영의 기회비용을 계상하지 않고 장부상의 회계비용만 따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만년 적자 기업을 1350억원에 인수할 대기업이 어디 있느냐는 반문도 있었다. 또한 아버지에게 용돈 받는 장성한 아들의 예도 들었다. 모기업이 야구단에 지속해서 지원금을 주는 이상 야구단은 스스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심도 있는 논쟁이었다. 그리고 깊게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다.

신세계는 왜 프로야구단을 인수했을까? 인수 이유야 어떻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활용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 같다.

신세계 그룹의 주력 산업은 소비재 유통이다. 야구팬인 소비자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홈구장의 식음료 구성 및 판매도 기존 방식과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야구장과 연계한 새로운 쇼핑문화를 구축할 수도 있다. 이렇듯 신세계가 야구장의 소비문화를 새롭게 주도할 것으로 예측한다.

신세계 야구단이 인천에 상륙한다. 과거 맥아더는 배를 타고 인천에 상륙했다.

야구단은 상륙을 넘어 '매가 더 높이 날듯' 비상하기를 염원한다. 그리고 구도(球都) 인천에서 프로야구의 새로운 구도(構圖)를 촉망한다.

 

/조용준 경제학 박사·전 KBO야구발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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