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동기 대비 8배 넘게 치솟아
1월 소상공인 체감경기 38.6 그쳐
인천형 핀셋 지원 정책 지속 필요성
신청 방식 복잡…거리감은 줄여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00명대로 올라선 지난 17일, 인천 부평역 주변 상인들은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앞선 15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 조정되자마자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여러 가지로 좋지 않은 신호다. 정부는 실제로 이날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거리두기 단계를 포함한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평 문화의거리 인근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김선영(43)씨는 “보통 같았으면 크리스마스, 연말·연초에 이어 설 연휴 특수를 노릴 시기에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오후 9시 이후 영업중지 조치로 평소 매출에서 30%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가게 월세 못 내는 건 벌써 오래전 일이다. 보증금에서 깎고 있다”며 “우리는 술집이니까 2차, 3차로 이어지는 저녁 장사가 생명이다. 오후 10시 연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차근차근 풀리나 했더니 이렇게 또 확진자가 늘어난다. 코로나19가 정말 사람 잡겠다”고 말했다.
선영씨처럼 상가 월세를 못 내 보증금에서 깎다가 그마저도 힘들어 폐업하는 음식점과 소매점들이 부평에서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부평 상권 2019년 4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8%에 그쳤는데, 1년 뒤인 지난해 4분기에는 6.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3.7%였는데, 연말 들어서 갑자기 빈 상가들이 급증하는 분위기다.
김현식 공인중개사는 “부평 목 좋은 데는 권리금이 1억원 이상이었다. 근데 장사가 안 되니 가게를 빼려고 해도 이 권리금 맞춰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 나온 매물들 권리금이 다 반토막 이상이다. 코로나19 속에서 상인들 사연들이 말도 못 한다”고 전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와 오후 9시 이후 영업중지 조치가 있었던 지난 12월 이후부터 인천 소상공인 체감 경기는 부쩍 더 얼어붙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경기동향조사에서 지난달 인천지역 소상공인 체감 경기 BSI는 38.6까지 하락해 코로나19 이슈가 시작된 지난 2월(45.0), 3월(38.9)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BSI가 100을 초과하면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미만이면 악화한 것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설 연휴 앞두고 인천시가 진행한 '인천형 핀셋 지원'과 같은 골목 맞춤형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천형 핀셋 지원은 집합금지 및 집합제한 업종에 정부 지원금과 별도로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지원책이다. 유흥업소 등 집합금지 유지업종은 150만원, 학원·노래 등 집합금지 완화업종은 100만원, 식당·카페 등 집합제한 업종은 각각 50만원을 지원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인천형 핀셋 지원'을 놓고 “정부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인천시가 내놓은 취약계층 대상 '핀셋 지원', 즉 선별적 지원을 내용으로 한 '인천형 민생지원대책'이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꼽힌 셈이다.
계양구 한 전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문제는 코로나19 지원 방식이 융자와 지원금을 골자로 다양하게 나뉘어 있고 신청 방식도 복잡해 연세가 있거나 정보 습득이 어려운 상인들에게는 아직 거리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조금 더 친절한 지원책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