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엎친 데 팬데믹 덮쳐
권리금 깎는 폐업 매장 늘자
숙박 및 음식점업 창업 활기
지난해 3분기 예년 수준 회복
식품접객업소 30% 2년 내 폐업
섣부른 기대감에 진입하긴 위험

한국부동산원에서 제공하는 상가권리금 현황 자료를 보면, 인천지역 '숙박 및 음식점업' 1㎡당 평균 권리금은 지난해 기준 42만8000원이다. 2019년 49만4000원에 비해 1년 새 13.4% 감소했다. 기존 상가 권리금이 1억원이었다면 코로나19 시국을 겪으며 8660만원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낮아진 창업 진입장벽.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또 다른 폐업 세대 생성하나

불경기로 가뜩이나 힘들던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리면서 폐업을 하려고 해도, 권리금을 깎지 않는 이상 넘길 사람이 마땅치 않은 요즘이다. 이와 같은 권리금 하락 현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작년 하반기 즈음부터 '숙박 및 음식점업' 창업을 부추기고 있다.

폐업하는 매장이 많으면 역설적으로 창업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자금인 권리금에서 자유로운 매물이 상대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기도 해 관련 시장을 자극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기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인천지역 '숙박 및 음식점업' 창업은 모두 2354건을 기록했다. 팬데믹 초기이던 같은 해 1분기 2195건, 2분기 2196건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2018년도 3분기와 2019년도 3분기 인천지역 '숙박 및 음식점업' 창업이 각각 2206건, 2397건이니까 지난해 3분기 창업 비중(2354건)은 예년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일부 다점포 점주를 중심으로 '저점 창업' 열기가 확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망 입지 상가들이 무(無)권리금 매물로 쏟아져 나온 데다, 코로나19 사태를 끝낼 백신 접종이 가시화되며 조만간 자영업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할 거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하지만 대부분 빚까지 내서 진입하는 일반 창업자에겐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저평가된 권리금만 믿고 진입하는 건 아직 위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인천 한 자치단체 식품접객업소 폐업 현황 자료를 분석해 보니,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폐업 신고한 93곳 중 28곳은 2019년(22곳)과 2020년(6곳)에 인허가를 받은 업장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식품접객업소 10곳 중 3곳이 개업 후 1~2년도 안 돼 문을 닫는 현실에서 코로나19가 올해나 내년에 종식되지 못할 경우 급상승 중인 창업이 고스란히 대량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한 도소매 창업. 시대 변화 맞춘 질적 상승인지는 따져봐야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지난 3분기 도소매업 창업이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창업한 도소매업소는 10만883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만여개 가량 늘면서 26.8%의 증가율을 보였다.

인천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지역에서 지난 3분기 창업한 도소매업소는 총 6093건으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분기별로 많아야 4000건대 후반이던 도소매업 창업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분기 5598건, 2분기 5741건, 3분기 6093건으로 급등세다.

중기부는 전국 도소매업 창업 상승을 놓고 “온라인쇼핑 활성화, 간편식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전자상거래업과 식료품 소매업 등이 증가하며 지난해에 비해 증가했다”는 평가지만 전문가들은 골목 상권일수록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산업 구조 재편에 맞춰 체질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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