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기후에너지' 전담 부서 신설
녹색산업 생태계 조성 등 55개 과제 추진
햇빛발전소 건립 온실가스 저감 큰 동력

광명시는 더 나은 환경을 미래세대 유산으로 물려주겠다는 의지로 2018년 9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기후에너지 문제를 전담하는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했다. 2020년 5월에는 기후위기 대응 시민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후에너지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민간단체의 기후변화 대응 활동 촉진 등을 담은 '광명시 기후위기 대응 조례'를 제정, 광명시민 에너지협동조합, 넷제로에너지카페, 기후에너지동아리 등 시민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2020년 11월24일 광명시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개최한 지역균형 뉴딜 수도권 포럼에서 우수 사례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25일 기후변화센터 주관으로 열린 '제10회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에서 지방자치단체 부문 단독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광명시 미세먼지 저감 도로 청소차 운영 모습. /사진제공=광명시

 

#광명형 그린뉴딜 정책 3개 분야 55개 과제 추진

광명시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선도적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29건) ▲녹색산업 생태계 조성(4건)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22건) 등 3개 분야 55개 과제의 '광명형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한다.

광명형 그린뉴딜 사업의 효과적인 실천을 위해 지난해 8월 광명시 국장들과 그린뉴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광명형 그린뉴딜 T/F를 구성, 운영 중이다. 올해는 T/F 전문가의 상시적인 그린뉴딜 추진 사업 자문으로 본격적으로 실효성 있는 광명형 그린뉴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광명 시흥 도시첨단산업단지 4만9000㎡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水熱) 에너지를 활용한 신재생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는 연간 2만2000t 온실가스 감축(소나무 336만 그루) 효과와 함께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다.

시는 코로나19로 힘든 시민을 대상으로 그린뉴딜의 방향에 맞는 희망 일자리 2000여개를 만들어 탄소를 줄이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지방정부의 실마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 ▶광명시 미세먼지 저감 도로 청소차 운영 모습. ▶▶광명시 구름산 산기슭과 광명보건소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넷제로에너지카페인 ‘까치 카페’. ▶▶▶광명시가 운영 중인 미세먼지 신호등 ./사진제공=광명시
광명시 구름산 산기슭과 광명보건소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넷제로에너지카페인 ‘까치 카페’./사진제공=광명시

#따스한 햇볕을 에너지로

광명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가정의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도록 단독주택 옥상에 3㎾ 이하의 태양광을 설치하거나 공동·단독주택의 베란다에 미니태양광(335W 이하)을 설치하는 사업을 각각 2012년, 2016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지역 내 822가구에 630㎾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보급됐다. 이 설비는 연간 80만㎾h의 전력을 생산해 소나무 4670그루를 심어 연간 370여t의 온실가스를 감축시킬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니태양광 300W를 설치할 경우 발전용량은 한 달에 30㎾h 정도로 보통 양문형 냉장고 1대를 돌릴 수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누진제라서 사용전력량이 많아질수록 전기요금 부담이 늘어나는데, 월평균 전기를 300~500㎾h 사용하는 가구가 미니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월 7000원~1만5000원까지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그린뉴딜 모태 도시 광명시는 그간 미니태양광 보급지원사업을 비롯해 주택 태양광 보급, 신재생에너지 지역지원사업, 광명시민 햇빛발전소 건립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지속해서 힘쓰고 있다.

광명시가 운영 중인 미세먼지 신호등. /사진제공=광명시

#'햇빛발전소' 청정에너지 생산

광명시는 시민 주도형 에너지 자립도시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지난해 건립된 광명시민 햇빛발전소는 공공기관 유휴용지를 시민들이 스스로 온실가스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결성된 광명시민 에너지협동조합에 유상 임대 후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산하고 발전수익을 시민들로 구성된 조합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사업이다.

광명시민 에너지협동조합은 2020년 경기도 에너지 선도사업 공모에 선정돼 총사업비(2억7000만원) 중 30%(8100만원)를 도비로 지원받아 하안도서관 옥상, 광명도서관 옥상에 152㎾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광명시민 햇빛발전소 1, 2호기를 건립했다.

올해에는 광명 시민체육관 주차장에 약 100㎾ 규모의 시민 햇빛발전소 제3호기를 건립할 예정이다.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시민들이 주체가 돼 에너지협동조합에 참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후위기 극복과 착한 에너지로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로써 국가나 자본이 주도하는 재생에너지가 아닌 시민 주도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구조로 온실가스 저감 효과에 큰 동력이 되고 있다.

/광명=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

 


 

[인터뷰/ 박민관 광명시 기후에너지과 과장]

“후손에게 푸른하늘을…그린뉴딜 속도”

박민관 광명시 기후에너지과 과장. /사진제공=광명시

광명시는 인구 30만명의 작은 지방정부다. 면적은 화성시의 18분의 1 정도이며 약 70%가 녹지 지역이다. 좁은 면적의 4분의 1에 30여만명의 시민이 거주하며, 인구의 70%가 아파트에 사는 고밀도 베드타운 도시다.

광명시 기후에너지과의 탄생 주역인 박민관(사진) 과장은 재생에너지 자립 등 기후위기 대응에 많은 한계를 인정했다.

박 과장은 “조그만 광명시에서 미래세대에 물려줄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기후에너지 전담 부서 신설, 에너지 자립도시, 광명형 그린뉴딜 도시를 추진한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 2018년에 신설한 기후에너지과는 전국 최초다. 중앙정부에서도 하지 못한 일을 시가 했다”고 강조했다.

시가 기후에너지 전담 부서를 신설할 때 전국 어느 지자체에도 해당 부서는 없었다. 하지만 시가 시작한 후 현재 많은 지자체에서 기후에너지 부서를 신설했다. 왜 그럴까. 그만큼 기후 문제, 환경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기후에너지과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업무로 '광명형 그린뉴딜'을 꼽았다. 광명시 그린뉴딜의 시작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는 2017년 2030 에너지 계획을 시민과 함께 수립·발표했다. 보편적으로 각종 용역은 용역사와 공무원이 작업하는데, 시는 첫 단계부터 시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공무원 이렇게 3자 협업으로 '청정에너지 자립, 함께 빛나는 광명'이라는 비전으로 5개 부분 59개 과제를 도출했다.

박 과장은 “보통 용역과제들은 제출 후 캐비넷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2030 에너지 계획의 시민 자문단으로 참여했던 분이 민선 7기로 들어오면서 광명시 그린 뉴딜이 시작됐다”면서 “이렇게 시작해 2020년에는 광명형 그린뉴딜 T/F를 구성해 운영 중이고, 광명형 그린뉴딜 3개 분야 55개 과제를 도출해 분야별로 진행 중이다.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사회안전망 3개 분야를 아우르는 '광명형 뉴딜 기본 및 이행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하려고 준비 중이며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그린뉴딜 정책과 연계한 광명형 그린뉴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박민관 과장은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미래세대들을 위해 이 시간을 쓰고 싶다. 제가 어릴 때 봤던 파랗고 높은 하늘, 그리고 사계절이 뚜렷한 환경을 다시 되돌려 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광명=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

 


 

환경지킴이 넷-카페

넷-제로 카페 모집 안내문. /사진제공=광명시
넷-제로 카페 모집 안내문. /사진제공=광명시

기후위기에 인식을 같이하는 시민사회의 분위기에 더 많은 정책과 넷-카페 확장으로 응답할 계획이다.

올해 광명형 넷-카페에서는 더욱 다양한 활동으로 시민과 함께 넷-카페에서 진행되는 모든 활동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에너지전환에 공감하는 내용이 더해진다.

올해 활동 목표는 넷-카페에 동참하는 카페들이 스스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의병의 거점으로 준비한다는 것으로, 기획하고 홍보하는 과정에서 카페를 찾는 시민에게 기후에너지와 기후위기에 대한 지구적 분위기를 전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시가 그린뉴딜 선도도시가 되는데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광명=장선 기자 now48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