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치권에서 계속되는 기본소득 비판 목소리에 대해 “비전과 정책 경쟁, 그 자체만으로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19일 개인 SNS를 통해 “기본소득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저 또한 제 의견을 최선을 다해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정책으로 기본소득 방식의 ‘1차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통해 국민께서 기본소득을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체감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에 대한 혐오가 높다.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이 정치인데도 ‘정치’라는 단어에 대한 느낌이 좋지만은 않다.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어떻게 바꿔드릴 것인가는 언제나 무거운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대한 국민의 나쁜 인식을 바꾸는 것은 두 가지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논쟁’ 중심에서 ‘실행’ 중심으로의 이동이다. 말이나 주장은 누구나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삶에 영향을 주는 구체적 실천을 통해 이것이 정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둘째는 정파적 이익 경쟁을 넘어 국리민복을 위한 가치와 비전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경남지사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은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비판하며 이 지사를 향한 견제구를 날린 바 있다.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한 정 총리는 “올해에 100조원의 국채를 발행한다.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말할 때이지, 기본소득을 이야기할 타이밍이 아니다”고 이 지사를 저격했다. 김 지사 역시 지난 18일 한 인터뷰를 통해 “이 지사가 기본소득만 계속해서 주장한다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것으로 대선을 치르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이 지사는 “현재의 기본소득 논쟁이 이러한 좋은 경쟁의 한 사례라고 생각된다. 제 주장만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 제 주장이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논의되기를 바라지만, 제 의견을 논박 여지조차 없는 완전무결한 것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한분 한분의 진지하고 소중한 의견을 접하며 많이 배우고 그에 따라 제 생각도 다듬어지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기본소득은 어쩌면 그 자체보다 그 정책이 품고 있는 비전과 방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공정, 국민 우선, 질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사고와 정책의 질적 전환 등이 그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정책 경쟁에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 더 잘 다듬고 더 많이 듣겠다. 그리고 기본소득 이외에도 여러 구상을 두려움 없이 제기하고 논쟁하며 또 배우겠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모두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