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위기를 실감한 2020년이 지나면서 밀레니엄의 두 번째 10년이 막을 내렸다. 이제 새롭게 시작된 2021년과 앞으로 이어지는 10년은 어떠한 세상이 만들어질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적인 대화마저도 불편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가 1분기내 코로나 백신접종을 시작하고, 3분기까지 전 국민 1차 접종완료, 11월 정도는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한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말해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우리에게 온다면,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들은 이미 변화했고,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올 초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계지식포럼에서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을 최소 10년 이상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다시 돌이키고 싶지도 않은 2020년은 진정한 의미에서는 새로운 산업 혁신의 전환점이고 코로나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사람들은 코로나를 계기로 일과 생활, 경제활동에서 비대면 언택트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했고, 여기에서 얻어진 안전과 편리함, 신속과 효율성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되돌려지지 않을 일상이 된 것이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 4차 산업혁명 지표에 따르면 사물기반인터넷(IOT) 가입수는 전년과 비교해 22% 늘어났으며, 5G 기반의 데이터 사용량은 1년만에 23배나 증가하였다. 또한 비대면 사회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물기가 길어지면서 생활도우미와 말벗 기능이 있는 인공지능스피커의 판매는 46%나 늘었다.

바야흐로 다시 한번 기업가정신을 회복해야만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불확실성에 도전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내는 기업가정신 이야말로 코로나로 판이 바뀐 경제환경에서 새로운 도약의 유일한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작년 6월 매일경제와 전경련이 공동분석해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기업가정신을 지수화해서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26위로 2008년도 27위를 기록한 이후 여전히 글로벌 주요국가와 비교해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들에 비해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우리 경제의 수많은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기업인들은 기업가정신으로 변화의 기회로 만들어 성장해왔다.

1997년 IMF는 기업혁신의 기회가 되었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30대 재벌 중 17개가 해체되었지만, 기업들의 체질개선을 통해 품질개선과 동시에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 기술로 전환하는 혁신의 계기가 되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새로운 산업 진출의 기회가 되었다. 의약품수탁생산(CMO)에만 머물러 있던 셀트리온은 위기가 한창일 때 새로운 시장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글로벌 투자에 성공하면서 변화를 선택했다. 지금 바이오산업이 우리 경제의 거북선으로서 세계경제의 앞길을 트고 앞장서는 돌격선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이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는 소재_부품_장비의 국산화를 통한 기술독립으로 생산주권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 위기를 위협으로 보고 관리하면 행정가에 머무르겠지만,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삼으면 기업가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로 촉발되어 우리 경제에 닥쳐진 판이 바뀐 경제환경이라는 새로운 위협을 극복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코로나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어려움에 익숙해져 정부 지원에 기대지 않고 기업 스스로 변화와 혁신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키워야 한다. 시정부도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을 확산시키고 규제개혁과 기업지원정책 확대로 기업환경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중세시대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뒤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처럼 코로나가 바꿔놓을 새로운 시대의 경제환경에서 우리 기업이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 회복에 인천상공회의소가 앞장서 나갈 것이다.

/오홍식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