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추억이란 삶을 지속시키는 빼놓을 수 없는 연료입니다. 저 나름의 소소한 추억은 추운 밤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줄 연료가 되어 그럭저럭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은행원으로 근무했으며 은행 퇴직 후 서민금융에서 일한 지 꼬박 10년이 되었다. 30대 중반 은행 초임대리 시절, 당시 지점장님이 들려주었던 영업전략에 관한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신 대리! 대출의 핵심은 회수에 있어. 돈은 부유한 자에게 빌려주고 가난한 자에게는 빌려주지 않는 게 철칙이야. 세상은 원래 그런 법이야. 은행이란 조직이 돈을 빌려주는 것은 돈을 갚을 수 있는 상대뿐이야!”

은행원 시절 늘 품고 다녔던 시금석과도 같은 어록이었다.

하지만 서민 금융대출의 핵심은 동반 대출, 자활을 위한 마중물 대출이 맞다. 대출 수혜자와 같이 2인3각으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동반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협력대출인 것이다.

금융소외계층인 저소득 자영업자와 북한이탈주민, 한부모 가정 등의 차상위계층이 그 대상이다. 즉 경제적 약자에 대한 차별적 대출이 아닌 이전까지의 보통의 삶과 동일한 욕구에 따른 연장선상에서의 '생계형 대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서민 금융대출이 무작정 퍼주는 사은품 대출은 결코 아니다. 천재지변과 같은 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 학원, 카페, 노래방 등의 사장님들은 이구동성 이렇게 말한다. “돈이 떨어지니 인연도 떨어지고요, 친인척에게조차 손을 벌릴 수 없습니다. 최후의 융통 창구라는 생각으로 미소금융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은 매일매일 잔고가 줄어드는 자신의 예금통장을 지켜보며 사는 것이, 이제 생명이 채 몇 달밖에 남지 않은 중환자가 달력을 보면서 하루하루 시한부 삶을 사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한다. 현 상황에서 신속한 서민대출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서민금융 미소금융인천법인은 이런 분들이 패자부활전 격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관이다.

국보급 투수였던 선동열 씨는 자서전 <야구는 선동열-자신만의 공으로 승부하라, 2019>에서 “9회 말 투 아웃 만루, 볼카운트 투쓰리 상황이라고 하면 이때 내 인생의 결정구는 무엇일까요? 절대절명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는 것은 당연히 직구이며 강속구입니다”라고 힘주어 주장한다. 혼신의 직구, 즉 정면승부하겠다는 도전정신을 말한다.

코로나19 시국에서 뚝심과 원칙을 갖고 정면승부의 각오로 도전한다면 분명히 인생의 봄날은 기다리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에 다녀왔는데 가까운 연안부두로부터 봄의 예감을 품은, 그러면서도 아직은 겨울의 무게를 담은 찬바람이 불었다. 월미도 앞바다로부터 비릿한 해조류 냄새와 여객선의 연료냄새가 뒤섞인 5월의 해풍이 불어올 때면 분명히 서민경기는 좋아질 것이다.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V가 쓴 책 <마피아 경영학, 2004> 제 1조를 읽어 드리고자 한다. “세상은 참고 기다리는 자의 것입니다. 사냥꾼과 낚시꾼의 가장 확실한 무기는 인내심입니다.”

/신덕균 서민금융진흥원 미소금융인천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