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직언·포용이 있는 집단만이 바른길 간다
[시론] 직언·포용이 있는 집단만이 바른길 간다
  • 김훈동
  • 승인 2021.02.16 16:43
  • 수정 2021.02.16 16:36
  • 2021.02.17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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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당당히 말하는 기개(氣槪)가 그립다. 물욕이나 권세욕을 떨쳐버림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다. 물론 직언은 후환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직언은 자기 생각을 거리낌 없이 왜곡되지 않고 바르게 곧이곧대로 말하는 것이다. 마음에 붙잡히는 데가 있으면 고해(苦海)다. 순리와 상식을 거스르고 억지를 부려 일을 벌리다보면 뒷날 탈이 날 수 있다. 그 사실을 쉽게 깨우치지 못하는 듯하다. 영원한 것은 없다. 권력도 그렇다.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추해지거나 비굴해진다. 평소에 어떻게 말이나 행동을 했느냐에 따라 중대한 고비에서 흥망이 갈린다. 역사가 일러주고 있지 않은가. 역사를 만들어왔던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 속에서 우리는 삶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제대로 깨닫게 해주는 죽비와 같은 깨우침을 준다. 공인(公人)의 언행은 장막 뒤에 가릴 수 없다.

코로나 시대에 참으로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다. 백신접종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앞으로도 같은 길을 걸어야 할 것 같다. 요즘 청년들은 아예 구직의 기회가 원천차단 당한 상태다. 고용동향은 실업자가 IMF 외환위기의 후폭풍이 몰아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여성, 노인 등 모두가 힘겹게 보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국회의원들은 세비를 슬쩍 인상했다. 셀프 인상이다. 대략 1억5천280만원에 달한다. 한 달 기준으로 기본수당 756만원, 입법활동비 313만원, 상임위나 본회의 출석 시 받는 특별활동비 78만원을 별도로 받는다.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입법활동이나 회의출석은 본연의 직무인데도 별도수당으로 받는다. 이중지급이란 지적도 있다. 이밖에 사무실운영비, 차량유지비, 유류대 등도 받는다. 구속이 돼 직무수행을 못해도 한 달에 최소 990만원을 받는다. 그래도 누구하나 쓴 소리 하는 의원이 없다. 사사건건 부딪혔던 여·야지만 세비 인상만큼은 이견 없이 통과됐다.

터널 같은 날을 지나가고 있는 국민들이 어떻게 볼까를 생각지 않은 듯하다. 코로나19로 우리 경제 전망은 불투명하다.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안심할 수 없다.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전셋집조차 구하기 어려운 무주택자들의 속이 타들어가는 고충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가 무려 24번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그런데 거대여당 속에 직언하는 의원이 없다.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정말 원하는 대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강한 의지를 발휘할 혜안이 없어서일까. 신뢰가 무너졌다.

정치는 믿음을 줘야 한다.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다. 국민들의 삶을 도외시하면 안 된다. 고통을 같이 감내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탐(貪)하거나 정당의 이익에 매몰돼서도 안 된다.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 것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는 대쪽 같은 성품이 필요하다. 다른 이들의 비판이나 의견에도 귀를 기우려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직언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정치인이 요구되는 이유다. 남의 비판도 거리낌 없이 포용해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대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올바른 처세가 아니다. 남의 장단에 춤을 추며 부화뇌동해서도 안 된다. 최근의 다양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 의원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이나 건전한 비판마저 자취를 감췄다. 언로(言路)를 막는 행위다. 잘못된 정책은 과감히 질타(叱咤)하고 거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떠받드는 것만 공경이라 생각하지 말고 바른 정책을 실행토록 직언하는 것으로 공손(恭遜)을 삼는 정치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김훈동 시인·전 경기도적십자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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