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는 1882년 체결한 제물포조약에서 사용된 포구의 이름으로 개항된 포구와 그 일대를 의미하며, 위치상으로 현재의 중구 인천역과 자유공원 주변지역 일대를 일컫는 지명이었다.

인천의 옛 제물포는 개항장과 조계지, 공원 등이 조성되어 국제적이고 근대적인 공간이 형성된 곳으로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근대의 시발점을 상징하고 인천의 역사와 정체성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제물포라는 지명이 현재는 개항장보다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 주변 지역을 일컫는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는 제물포와 서울을 잇는 경인선으로 이때 사용된 제물포역은 현재의 인천역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제물포역은 인천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역명으로 개항장 제물포와는 다른 위치를 나타내고 있다.

제물포가 역사적으로 다소 무관한 지역에 있는 전철역의 역명으로 60년 이상 사용되면서 제물포는 두 개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명이 되었다. 이러한 두 개의 제물포는 지리적인 혼동뿐만 아니라 개항장 제물포의 역사적 의미를 복원하는데 있어서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개항장 제물포의 역사성을 복원하고, 제물포라는 역사적인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서 인천역의 역명을 제물포역으로 바꾸거나, 제물포를 인천역의 부역명으로 사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역명을 바꾸거나 부역명을 신설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자체, 한국철도공사 그리고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서 반드시 진행해야 하며 도시의 역사성 복원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제물포의 역사적인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 인천 중구에서 앞장서야 할 것이다.

/박상길 인천 중구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