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역시 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문화예술계 암흑기라고 할 만큼, 이들에게 코로나는 치명적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데다 엎친 데 덮친 코로나는 아예 생활고를 걱정하게 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세운다고는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코로나로 인해 장기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계에도 전혀 다른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만 해도 예술인들의 생계고가 어떤지 금방 읽힌다. 인천문화재단이 지난해 8월 벌인 문화예술분야 코로나 피해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예술인 167명 중 160명(96%)이 활동 피해를 호소했다. 동시에 응답한 일반 시민 150명 중 145명(96%)이 문화예술 시설 방문을 줄이거나 중단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초창기여서 이 정도지, 요즘은 상황이 더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연을 봐도 그렇다. 매년 80여회 올려 시민 3만~4만명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던 인천문화예술회관의 기획공연은 몰라보게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기준 32회로 대폭 감소했다. 그나마 온라인으로 행사를 대체하면서도, 관람 인원 1만7600여명에 그쳤다. 이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코로나 이전에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8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중 23.9%는 경력단절을 경험했다. 예술 활동을 포기한 이유론 '수입 부족'(68.2%)을 들었다. 그래서 전업으로 예술 활동을 하는 이는 10명 중 5~6명(56.4%)에 불과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예술인들은 작품 활동과 별개로 시간제·일용직 등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코로나발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이들의 일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예술인들이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부분 문화예술인의 경우 지자체나 여러 문화 관련 기관·단체에서 하는 프로그램 강의로 수입을 올린다. 하지만 코로나로 프로그램이 취소돼 생계 유지도 벅찬 상황이다. 더 크게는 코로나19 장기화가 몰고올 문제다. 문화격차의 심화, 문화예술 관객 축소 등으로 고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정부와 자치단체 등에선 이를 심각하게 인식해 문화예술에 대한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