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코로나 장기화 자영업자 타격
작년 6만여건 1조6178억원 지원
기관 출연금 629억원 달성 큰 성과

올해는 소상공인 1조원 보증공급 계획
무이자 경영안정지원·취약층 포용
일자리 창출·골목상권 활성 등 지원
성실실패자·예비창업자에 도움 손길

소상공인 창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고
자생력 높이도록 전방위적 노력 필요
사람·일자리 가치 높이기 역할 고민
▲우리 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을 위한 경제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조현석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그는 코로나 백신의 신속한 보급과 맞물려 소상공인의 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사진제공=인천신용보증재단
▲우리 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을 위한 경제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조현석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그는 코로나 백신의 신속한 보급과 맞물려 소상공인의 코로나 극복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사진제공=인천신용보증재단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보급도 중요하지만 소상공인을 위한 경제백신 역시 중요합니다. 소상공인의 코로나 극복을 위해 재단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인천신용보증재단은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2020년 보증공급 6만2774건, 1조6178억원을 지원해, 보증잔액 2조20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증잔액은 1조2000억원에서 불과 1년만에 2배 가까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재단의 보증실적만 보더라도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 체감경기가 얼마나 힘겨웠고 재단이 소상공인에게는 절실한 존재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오랫동안 인천신용보증재단을 이끌고 있는 조현석 이사장을 만나 작년 한해를 돌아보고 2021년의 사업계획을 들어본다. 다음은 조현석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코로나 장기화로 무척 힘든 한해를 보냈다. 한해를 돌아본다면.

작년 한해 코로나 장기화로 국민의 안전과 자영업자 생존권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자영업자에게는 너무 아픈 한해가 됐다. 항상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만나는 재단 입장에서는 그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고 체감하다보니 발 빠르게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기에 코로나 이슈가 본격화되던 1월말부터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처음 인천시와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책을 논의할 때는 과거 메르스 사태를 경험치를 기준으로 선제적 대응을 하고자 했다. 2월7일 전국에서 가장 빨리 소상공인 금융지원 사업을 시작했고 350억원을 보증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자금 신청이 5일만에 종료되자 엄청난 위기 의식을 느끼게 됐다.

소상공인이 느끼는 생존 위기는 예상보다 컸고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위기가 계속 증폭됐다. 곧바로 인천시, 금융회사 등과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최종 지원 방안으로 인천시 코로나 특례보증을 7차까지 3375억원 추가 공급하고 정부 정책자금, 금융회사 특별보증의 양적 확대 계획을 동시에 추진해 소상공인 자금난이 빠르게 해소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했다.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양적 확대 정책이 주효했다.

하지만 자금 신청이 폭주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뒤따랐다.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였다. 철저한 방역조치를 하더라도 동시간대에 100~200명이 영업점에 집중되면 오히려 감염병 확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고객과 기존 고객을 2원화하고 예약상담제를 도입했다. 부족한 사무실은 임차해 코로나 지원창구로 만들고 가림막 설치부터 위생용품 배부까지 고객과 직원 안전에 철저히 대비하도록 준비했다.

또 다른 문제는 보증심사 인력의 부족이었다. 직원이 70명 정도인데 신청서류가 하루에 1000건도 넘다보니 서류는 쌓여만 가고 자금을 기다리는 고객은 아우성이였다.

그래서 과감히 심사업무를 축소하기 위해 출장업무를 생략하고 금융회사와 위탁보증을 확대, 신속대응팀을 4개 편성해 경력직 심사인력을 채용했다. 그리고도 부족하다 판단해 본점 직원을 심사업무로 전환했다. 직원들도 사안의 시급성에 공감해 주말, 야근시간 근무를 확대하고 공무원, 금융회사 직원들을 파견받아 자금지원에 속도를 높였다.

재단 보증이 코로나 백신은 못 되더라도 경제백신으로써의 효능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재단 임직원은 소상공인 지원업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때 도움을 주신 임직원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단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우려되는 점도 있을텐데.

임직원과 관계기관의 합심으로 보증성과로 이어졌지만 보증운용배수의 급격한 증가와 보증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가장 큰 문제는 원금과 이자 상환유예에 따른 부작용과 급격히 증가될 보증리스크다. 양적 확대정책으로 단기 유동성 문제는 해결됐지만 상환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시점에 매출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그 몫은 결국 재단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재단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에 적정 손실은 감수해야 하지만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재단이 감당할 리스크를 가늠하기가 현재로써는 어려운 점이 있다. 리스크의 증가는 결국 기본재산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보증운용에도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현재 재단의 보증운용배수는 8.5배 수준이다. 보증운용배수는 재단의 기본재산으로 보증할 수 있는 규모를 나타내는데 법상으로는 15배로 되어 있지만 적정 운용배수는 10배로 보고 있다. 얼핏 보기엔 적정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증운용배수는 1년새 5배에서 8.5배까지 급격히 증가된 것이고 올해 보증공급 증가와 리스크 증가시 10배가 초과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보증지원 중단 문제도 발생할 수 있기에 앞으로 출연금 확충 등 재단의 기본재산 확보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재단의 역할 중 소상공인 보증지원은 사실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에 보증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숙제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보증 실무 영역은 직원들이 할 부분이고 이사장은 기본재산 안정화에 기여하고 조직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16년 처음 이사장으로 임명된 후부터 출연금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왔다. 사실 재단 운용배수는 작년까지만 해도 5배 내외여서 운용상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속가능한 재단 운영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출연처의 다변화와 출연금 확대를 통해 기본재산 3000억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재임기간 정말 열심히 뛰었다.

국회, 인천시, 군·구, 금융회사 등 재단과 연결된 모든 곳에서 담당자를 만나고 설득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100억원 규모로 받던 출연금이 2018년 240억원, 2019년 25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629억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냈다. 단순히 출연금액의 증가도 큰 성과지만 무엇보다 기뻤던 점은 재단의 오랜 숙원이였던 법정출연요율을 15년만에 법 개정하여 2배로 인상시킨 것이다. 아직은 보증규모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지만 재단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필요성이 높아진다면 더 확대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021년 사업계획은?

올해 코로나 장기화로 피해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1조원 보증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인천시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자금 1000억원을 시행해 단 4일만에 신청이 종료되었으며, 수요 증가로 인해 3월2일부터 13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인천에서 사업을 영위중인 소상공인으로 보편적 지원을 위해 업종, 사업규모, 신용등급 등 차별을 두지 않고 업체당 최대 2000만원 범위내에서 지원할 예정이며, 인천시가 1년간 대출이자 전액을 직접 부담하기로 했다.

또 1년인 지난 이후에도 연 1.5% 이차보전을 해주기 때문에 소상공인은 1% 미만의 대출이자와 연 0.8%의 보증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인천시 무이자 경영안정자금 지원속도에 맞춰 취약계층 등 포용적 지원 자금 480억원, 일자리 창출 및 창업 활성화 자금 500억원, 골목상권 및 지하도상가 활성화 자금 225억원 등을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금융회사 협약보증과 일반보증으로도 6495억원이 지원될 계획이다.

성실실패자나 예비창업자도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금융 사각지대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며, 고객 편의를 개선하기 위하여 예약상담제와 비대면보증 등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재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 정부와 인천시의 재정적 지원하에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 다함께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벌써 임기 중반이다. 앞으로 중점은?

이사장으로써 남은 임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속 발전가능한 재단을 만드는 것과 재단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아직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지만 재단의 역할과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소상공인이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만큼 그들을 보호·육성하고 그들과 상생·발전해야만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도 지켜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독 우리 경제는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정책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소외됐던게 사실이다.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던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까지 전방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곳도 재단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가치가 빠르게 변화되는 시대에 점차 노동의 역할도 축소되어 가고 있다. 보증을 포함한 금융산업도 언택트 시대를 맞아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고 금융의 일정부분도 인공지능(AI)이 대체돼 가고 있는 과도기에 있다. 노동의 축소는 결국 일자리와 사람의 가치 축소를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경제의 축은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사람과 일자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재단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디딤돌센터를 출범시켰고 소상공인복합클러스터를 조성해 소상공인의 가치를 새롭게 바꾸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남은 임기 기간 활동의 폭을 넓혀 재단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