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예술단 지난해 10월까지
37회 공연…전년도 20% 수준
문예회관 프로그램도 '반토막'
어린이과학관 관람객 '곤두박질'

문화시설 이용 경험 단절로
향후 문화예술 관객 축소 우려

37회. 지난해 10월 기준 인천 시립예술단의 공연실적이다. 2019년 공연 횟수 197회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 수치다. 2018년 시립예술단의 공연은 총 216회 이뤄졌다.

인천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시립예술단 공연 37회 중 오프라인은 4회에 그쳤다.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무대를 꾸렸다. 역시 코로나 영향이다.

시립예술단 공연을 보러 온 시민들은 2018년 9만5700여명, 이듬해 9만2900여명이었다. 코로나는 이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앗아갔다. 시립예술단은 교향악단과 합창단, 무용단, 극단으로 이뤄진다.

이처럼 코로나가 낳은 문화예술의 위기는 단지 예술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술인들의 생계고가 심해지고 입지가 좁아질수록 그만큼 일반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또한 줄어든다.

매년 약 80회 공연으로 3~4만명 시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했던 인천문화예술회관의 기획공연은 지난해 경우 11월 기준 32회로 대폭 줄었다. 관람 인원 역시 온라인 공연 병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영향으로 1만7600여명에 그쳤다.

재난은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다. 문화예술 분야도 다르지 않다. 시립예술단은 섬이나 사회복지시설 등 문화에 소외되기 쉬운 지역을 찾아 매년 약 100회 가까운 찾아가는 무료 공연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해는 공연을 전면 취소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계층의 일상 문화가 멈춰 버린 한 해였다.

인천시설공단 자료를 보면 국내 최초 어린이 전문 과학관으로 알려진 계양구 인천어린이과학관 역시 상설전시와 교육 프로그램들을 대폭 줄였다. 매년 60만명이 넘는 어린이 가족이 찾던 이 곳은 지난해의 경우 10월 기준 6만7500여명만 찾았다.

수영장·헬스장·동아리방·공연장 등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육 공간을 갖춘 청소년수련관도 지난해 문을 연 날을 손에 꼽을 만큼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다. 매년 60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찾은 이곳 역시 지난해는 9월 기준 7만3000여명이 찾는데 그쳤다.

어르신들의 대표 문화 공간인 노인정·경로당을 잃은 노인들은 거리로 내몰리거나 집안에 갇혔다. 경로당·복지관 같이 전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상대하는 기관들은 시설 재개관에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수영장·탁구장 같은 여가 시설부터 물리치료실 같은 진료시설까지 갖춘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2018년에는 10개 교육·문화 프로그램에 어르신 47만명이, 2019년에는 49만명이 참여했지만 지난해에는 10월 기준 프로그램이 대폭 줄어 7만7000여명이 참여하는 데 그쳤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코로나19가 문화예술분야에 미친 영향 및 정책대응방안 연구' 정책과제를 통해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직접적인 공연, 전시, 문학 등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거나 문화시설 이용 경험이 단절됨에 따라 문화 향유나 참여가 크게 감소했고 이는 장기적으로 문화격차의 심화, 문화예술 관객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관련기사
[코로나19, 1년] 암흑터널에 갇힌 문화예술계 거리의 음악이 끊겼다. 달콤한 팝콘 냄새가 감싸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영화관은 서늘하다. 주말이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보냈던 여유도 과거의 일이 됐다. 골라 보던 다양한 공연 무대들은 실황이 아닌 한 차원 건너 뛴 영상으로 즐길 수밖에 없었다.코로나가 휩쓴 지난 한해 문화예술계의 모습이다. 2020년은 문화예술계의 암흑기로 남을 듯하다. 특히 문화를 이끄는 예술인들에게 코로나는 치명적이었다.인천에서 기타 연주를 하는 김모(36)씨는 코로나 이후 기타를 놓았다. 주 수입원이었던 실용음악학원 수강료가 학원생이 줄며 사실상 끊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