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서울 수도권에 2600만 명이 살고 있다.

2600만 명 어마어마한 인구다.

그런데 이들이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

최근 인구 통계에 따르면 서울 인구 973만 명, 경기 1324만 명이다. 인천 인구는 약 300만 명. 인천∙경기∙서울 2600만 명이 버린 쓰레기는 대형 트럭에 실려 인천으로 오고 있다. 물론 산업∙건설 폐기물도 인천으로 실려 온다.

서울시는 특별한 도시라서 '특별시'이다. 쉽게 말하면 특권 도시. 그런 이유로 서울에서 나온 쓰레기는 서울에서 처리되지 않고 만만한 이웃 도시에 버려진다. 물론 1970년대까지 서울에도 변두리가 있어 그곳에 쓰레기를 매립했다. 지금은 땅값이 천정부지인 부자 동네인 서초구 방배동, 압구정동, 청담동 그리고 상계동, 구의동이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서울의 쓰레기 처리장은 경기도 한강 하구 유역에 있는 난지도라는 곳이다. 지금의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옆이다. 난지도 매립장은 1978년부터 사용되었다. 

당시 재활용 음식물 분리수거가 없던 시절이니 온갖 쓰레기가 뒤범벅되어 난지도에 버려졌다. 사족이지만 당시에 빈 깡통과 빈 병, 고철 등을 주우러 넝마주이들이 몰려들었다. 물론 그들도 엄연한 직업인이었다. 이곳을 배경으로 예술작품도 나왔다.  소설 '난지도'와 영화 '꼬방동네 사람들'.

어쨌든 그런데 서울 인구는 늘어만 가고 쓰레기도 늘어만 갔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은 1993년 한계치에 도달해 더는 쓰레기 매립장으로 쓸 수 없었다.

이때 정부(당시 환경청, 지금의 환경부)는 인천 서구 백석동 일대 간척지(당시 경기도 검단면)를 대체 매립지로 낙점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당시 땅임자였던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으로부터 땅을 사들여 1989년 쓰레기 매립지를 만들기 시작해 1992년 완공한다. 1540만643㎡ 여의도 면적 6.7배에 달하는 매립지로 '수도권 매립지'로 불린다. 세계 최대 쓰레기 매립지란 설도 있고 동양 최대의 매립지란 소리도 있다.

당초 사용 기간은 2014년까지였다. 그런데 2016년까지 2년 연장하더니, 2015년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대체 매립지 확보 전제로 2025년까지 사용기한을 연장한다.

수도권 매립지에는 하루평균 5톤 트럭 1700대 폐기물 차가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2019년 한해 서울 쓰레기 143만 톤, 경기 쓰레기 125만 톤이 버려졌다. 이들 도시에서 반입되는 쓰레기 79%에 달한다.

현재 수도권 매립지 주변에는 청라국제도시, 한강신도시가 건설돼 주민 10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쓰레기 악취와 먼지 등으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박남춘 인천시장은 2020년 수도권 매립지를 2025년에 종료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인천시의 종료 입장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사실상 2044년까지 계속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인천시는 서울과 경기도가 대체 매립지 확보 등 추가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의혹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인천시가 수도권 매립지 종료를 선언했지만, 과연 수도권 매립지가 종료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