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선정한 강건·손광주
21일까지 아트스페이스서 개인전
돌연변이 인간·북극해 모습 담은
설치작품과 영상으로 시선 사로잡아
▲ 강건 작 '덩어리'.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 손광주 작 '파이돈'. /사진제공=경기문화재단

주목할 만한 작가로 선정된 현대미술 작가 강건, 손광주 2인의 작품이 관람객을 찾는다.

경기문화재단은 오는 21일까지 강건, 손광주 작가의 개인전을 아트스페이스 광교 전시장에서 연다고 8일 밝혔다.

강건과 손광주 작가는 경기문화재단이 지난해 경기예술창작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목할 만한 작가로 선정된바 있다. 이번 전시회도 시각 예술가의 창작 활성화를 뒷받침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 작가는 동시대 현대미술의 지평을 확장하며 뛰어난 성취로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주목할 작가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강건 작가는 입체 작업 10점, 평면작업 7점을 선보인다. 그동안 진행했던 '타인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바라보는 나'라 작품을 통해 간극이란 주제로 인간 개인의 내면을 표현했다. 강 작가는 '새인간', '비완성인'을 중심으로 또 다른 '나'와 진정한 '나'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강건이 표현하는 신체는 마치 돌연변이처럼 사람의 외형이 다르거나 색을 띠면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상을 보여준다. 또 신체 일부가 묶여 있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이라도 당한 듯 뒤통수만 보여주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반인반수의 모습이 사람이 할 수 없는 영험한 일을 하는 존재로 표현된다면 강건이 표출하는 형상은 절박한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것은 작가의 개인사를 비롯해 예술가로서 현실과 이상을 오가면서 맞닥뜨리는 현실을 포함한다. 뒤틀린 형상이지만 부드러운 천과 프랑스 자수실로 엮은 작품들은 처참하기보다는 '받아들여질 만 한'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손광주 작가의 개인전 '파이돈'에서는 2019년 극지연구소 협력하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기획한 쇄빙연구선 아리호 승선과 극지탐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북극해를 탐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화 한 작업을 선보인다.

아라온호 항해기이자 낭독극의 형식을 빌린 '파이돈'은 기후 변화와 자원 개발의 각축장으로 사라짐의 위기에 처한 북극해의 현재를 '죽음이 철학적 삶의 완성'임을 논증한 소크라테스의 최후모습에 빗댄다.

아라온호의 일상과 연구활동, 북극해의 풍경은 순례와 전례, 묵상이라는 비가시적인 추도식의 장치로 재구성되고, 영혼 불멸에 관한 소크라테스의 믿음을 근원적으로 반복하는 자연 풍경으로부터 시각적으로 논증하고자 한다. '파이돈'은 또한 멀지 않은 시간 속에 엄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작가의 애도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점점 사라져가는 북극의 현실을 관조하며 '파이돈'은 고인과 미처 끝내지 못한 대화와 사랑의 관계를 이어가는 한편, 인간과 자연, 존재와 시간, 그리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있다.

'파이돈'과 연계한 3전시실에서는 여행의 기록이 개인의 서사로 재구성된 손광주 작가의 전작들 '요요기 공원(2006, 일본)', '파편의 경치(2007, 미국)', 'Apparition(2007, 스위스)', '모순론(2017, 중국)'이 상영된다.

전시 관람은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 할 수 있고 전시관련 자세한 문의사항은 아트스페이스 광교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031-228-3800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