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우울하고 슬픈 기분과 그에 따른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개인적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현실 적응이 어려운 증상을 말한다. 좌절감, 고독감, 무가치감, 허무감, 절망감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정서 상태가 지속되며, 심할 경우 무감각한 정서 상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우울증의 치료 방법 중 인지치료가 가장 일반적이며 효과적인데 우울한 사고 내용을 탐색하여 인지적 왜곡을 찾아내 교정함으로써 긍정적인 사고와 신념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음악치료 중 '노래 만들기'는 우울증 환자에게 안전하고 지지적인 환경을 제공하여 다양한 감정을 탐색하고, 느낌 및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는 인지적 음악치료 기법 중 하나다.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만들며, 노래 가사와 관련하여 토의하고, 음악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등 자아를 탐색하고 통찰력을 키우며 문제해결을 향상시키고 불안_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오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다음은 심한 우울증 환자에게 '노래 만들기'가 사용된 사례다. J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20대 휴학생이었다. J는 초기에 환청, 심한 긴장감, 초조행동, 관계망상, 죄의식, 자살충동, 낮은 자존감 등 다양한 증상을 보였다. J는 어린 시절부터 지속된 비정상적인 가정환경과 부모(특히 엄마)에 대한 분노,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들로 인한 갈등과 해소되지 않는 욕구들로 인해 불안, 초조 그리고 죄의식과 우울 등이 내면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J에게 시행된 음악치료 방법은 감정을 표현하고 음악적으로 지지해주는 인지치료기법 중 '노래 만들기'였다. J는 자신의 문제, 감정, 엄마 등과 관련하여 노래를 만들었는데, 치료사와 대화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느낌을 언어적으로 표현하였고 대화를 통해 표현된 내용을 직접 가사로 만들었으며, 만든 가사에 자신만의 멜로디를 붙여 노래를 완성하였다.

치료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J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지지해 줌으로써 내면을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였으며,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하도록 하였고, 이러한 변화과정에서 J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J의 외부세계와 내부세계를 통합시키고자 하였다. 이렇게 노래를 만들고 부르면서, J는 사고와 감정 그리고 행동 등에 어려움을 표현했던 우울감에서 희망적인 미래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여는 힘을 얻었다.

음악은 다양한 감정과 정서를 포함하고 있어 하나의 음악 안에서도 다양한 정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정서적 둔마를 보이는 대상자에게 효과적인 정서 유발 자극으로 사용될 수 있다. 정서 경험은 개인적 특성 및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따라 양적, 질적 수준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음악치료사는 대상자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적절한 음악 또는 음악 경험을 선택하여 불안과 우울감 감소, 정서 및 사고의 변화, 행동의 변화, 문제 해결력을 향상시켜 그들이 사회에서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며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김윤정 음악치료사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