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사업계획과 시책을 숫자로 표시한 것으로 자치단체의 주요 시책이나 사업계획은 의회에서 의결된 예산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러한 예산은 자원과 소득의 효율적 분배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결산은 재정운용의 타당성과 적법성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그 결과를 다음연도의 예산 편성과 재정운용에 환류시켜 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사후적 감독수단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의 재정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2019년엔 전년 대비 11.4%, 2020년엔 10.8%의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는 6.3%p 증가한 17조1471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처럼 매년 재정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예·결산을 분석하고 심사해야 하는 의회의 기능과 역할도 더욱 강화돼야 한다.

지방자치법은 위원장과 위원의 자치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위원회에 전문위원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고 전문위원은 위원회 소관 사항에 대한 검토보고와 관련 자료의 수집·조사·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그동안 하나의 상임위원회 전문위원실에서 해당 위원회와 다수의 특별위원회 업무를 수행해왔는데 잦은 인사이동에 따라 업무의 연속성과 역할에 한계가 있어 예·결산 업무 전담부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다른 시·도의회는 이미 전담부서를 설치했거나 이를 추진하는 중이다.

다행히 인천시의회도 지난해 10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전담하는 전문위원실을 신설했다. 예·결산의 심사기능을 한층 더 강화하고 효율화시킬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문성·책임성·계속성을 확보하고, 전반적인 재정운용 상황을 검토·분석하여 그 방향성과 효율성을 분석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새로운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다소간의 시행착오가 있다고 하더라도 무엇이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겠다는 사명의식이 중요하다고 소속 직원들에게 말하곤 한다.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100%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주어진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어떠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인지 확실한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는 역할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뚜렷한 역할 정립을 강조하고 있다. 흔히 나무를 본다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달리 예결위는 나무와 함께 숲을 보아야 하는 종합심사라는 점에서 재정 건전성, 재정운용 계획 등을 중심으로 재정 총량에 대한 분석과 함께 현안사업에 대한 효과성, 필요성,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매년 시의회 의원 연구단체가 늘어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듯, 시정 전반에 대한 왕성한 연구 의욕을 보이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도움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지역 실정에 적합하고 체감도 높은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의정활동 지원이 요구된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산이라는 희소한 공적 자원이 전략적으로 배분돼 적재적소에 지원될 수 있도록 시의회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돼야 할 것이다. 배움과 마찬가지로 일은 할수록 많아진다. 조직은 결국 누가 어떻게 무슨 일을 할 것인가에 따라 변화된다. 지방의회 의장이 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이 개정됐고, 이에 맞추어 의회사무처의 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국환 인천시의회 예결위원장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