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 박스 품귀현상이 심하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그 이유는 지난해 대양제지 화재 이후 박스 원자재의 공급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증가하고 설 특수까지 겹치면서 배송용 박스 품귀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재활용 폐기물 업체의 화재로 폐기물을 제대로 수거하지 못해 쓰레기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들려오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사회구조나 산업구조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한쪽의 피해는 고스란히 전체의 피해로 파급되는 초 밀접사회로 이뤄져 있다. 이는 마치 지구 온난화로 피라미드적 생태계 파괴가 발생해 인류의 존망에 영향을 주고 있는 현상과도 유사하다.

즉 사회시스템은 초연결사회로 이어져 있어 어느 한쪽의 재해로 인한 피해는 개인과 집단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인천은 산업도시로 남동공단을 비롯한 크고 작은 산단이 산재되어 있어 늘 인명_재산 피해가 수반되는 대형화재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으며, 최근 서구지역 샌드위치 판넬 구조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판넬 내부 충전된 단열재가 스티로폼, 우레탄폼 등 불에 잘 타는 소재여서 진압도 어려웠지만 연소속도가 매우 빨라 다른 건물 동으로 확대된 사례가 있었으며, 수입한 40여t의 커피생두가 소실되는가 하면 수출을 위해 쌓아놓은 조명 제품이 불타버려 하소연하는 공장 대표자의 메아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화재복구 시 불연성 소재로 건축한다면 좋겠지만 어찌할 수 없이 샌드위치 판넬로 재축한다면 충진재를 그라스울 이상의 난연성 소재를 선택하고 창고 등을 천막조로 시공 시에도 난연성 소재의 천막을 선택하길 간절히 바란다.

실제 이번 화재로 그라스울을 사용한 샌드위치 판넬은 내부가 연소되지 않는 등 방염효과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화재가 두 번 이상 발생한 공장을 여러 번 보아온 경험상 다음 화재를 대비하는 지혜야말로 가정과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이끄는 디딤돌이 아닐까! 아침에 출근한 그 길로 퇴근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들, “갖다 올게”하는 말이 마지막 인사가 되지 않게 해주는 사람들이야말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아닐까? 안전을 책임지는 사업주는 이 시대가 원하고 바라는 모델이다. 안전의 종소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울림임을 잊지 않도록 하자.

/추현만 인천서부소방서장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