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평가·친수시설 전환 언급
물류·여객 수송을 야간에만 허용한 경인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 권고문에 화물 수송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뱃길' 기능을 아예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개통 이후 8년간 물류 실적이 당초 계획의 8% 수준에 그치는 '실패한 국책사업'을 기능 전환으로 조속히 정상화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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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경인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의 최종 권고문에 “물류·여객 등 주운 기능은 야간에만 운행할 수 있도록 축소하고, 향후 화물 수송 실적을 모니터링해 여전히 실적이 낮으면 주운 폐지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3일 밝혔다.
2018년 10월 구성된 공론화위는 지난해 말 2년여간의 활동을 마치고 환경부에 '경인아라뱃길 기능 개선을 위한 정책 권고문'을 전달했다. 공론화위는 주운 기능을 축소해 인천·김포 여객 터미널을 환경해양체험관과 같은 문화·관광시설로 기능을 전환하고, 김포 화물터미널 컨테이너 부두는 숙박시설·환경박물관 등의 친수문화공간으로 바꾸도록 권고했다.
<인천일보 1월13일자 1면>
공론화위는 당초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핵심이었던 주운 기능에 대한 강도 높은 이행 조치를 권고했다. 시민위원회 의견 조사 결과를 반영해 축소 방향으로 권고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폐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인천일보가 입수한 정책 권고문을 보면, 공론화위는 “향후 주운을 통한 화물 수송 실적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한 결과를 토대로 이후에도 여전히 화물 수송 실적이 낮으면 주운 폐지를 위한 신속한 검토와 책임 있는 이행 조치를 권고”했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2012년 5월 개통 이후부터 2019년 말까지 경인아라뱃길 화물 실적은 519만t으로, 당초 계획 6298만t의 8.2%에 그친다. 공론화 과정에서 주민 6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지역 인식조사에서도 경인아라뱃길의 불필요한 기능 중에서 '운하'(28.5%)와 '물류단지'(20.5%)가 가장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시민위원회 의견 조사에선 주운 기능 방향에 대해 폐지보다 축소를 선호하는 결과가 나왔다.
공론화위는 “야간 선박 운항 기능이 유지돼 향후 환경 변화에 능동적 대처가 가능한 것을 선호한 결과로 판단된다”면서도 “야간 주운 실적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통해 주운 폐지, 2등급 수준 수질 확보 그리고 친수복합시설로 전환하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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