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홍콩 바이어에게 원격 홍보
홍콩 쪽 통역사 동석, 소통 원활
▲ 3일 오전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 주관한 '2021년 창업 중소업체 홍콩 수출판매 개척단'행사에서 참여한 중소 기업인들이 홍콩 바이어들과 비대면 상담을 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지자체가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주니, 꽉 막혔던 수출 길이 뚫리네요.”

수원시가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시작한 지원사업이 코로나19로 막혔던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를 시원하게 뚫고 있다. 여타 사업과 달리 체계성을 갖췄는데, 기업인들은 지자체 노력에 호평 일색이다.

3일 오전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 2층 회의실. 창업·중소제조(미용·건강·화장품·생활용품·악기 등) 기업인 관계자 5명이 각각 자리에 앉아 맞은편 대형 스크린 화면을 보며 분주하게 설명 중이다.

홍콩 바이어에게 자신 회사의 제품을 홍보한 것이다. 시는 이날 홍콩에 있는 50개 업체 바이어(구매자)와 관내 5개 업체를 연결했다. 이른바 ‘원격 수출판매 지원사업’이다.

양국 기업인들은 비록 멀리 떨어져 원격으로 마주했으나, 실물 제품을 보고 만지며 구체적인 협상을 벌였다. 홍콩 쪽에 통역사가 동석, 매끄러운 소통이 오갔다.

보다 상세한 내용이 필요할 때는 제품에 대한 정보와 매출 등이 담긴 자료도 활용했다. 기업인 한 사람당 많게는 7명 정도의 바이어를 줄지어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박람회 등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알리지 못한 기업으로서는 큰 기회였다.

“효과가 입증된 저희 특허기기는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10억여원에 달합니다. 이번 기회에 홍콩과 동남아로 수출 확대를 희망합니다.”

국내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따낸 업체인 ㈜웰스케어는 2019년 11월부터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 가는데 난항을 겪다, 이번 시 지원에 참여하게 됐다.

이성원 ㈜웰스케어 대표는 “박람회 위주로 한참 판로를 넓히던 중 코로나가 터져서 온라인 판매에만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런 과정은 시가 지난해 기초단체 중 처음 구상한 것으로, 단순하게 양측을 연결해주는 것에서 끝나는 여러 기관의 기존 사업과 차별성이 있다.

앞서 1월 시와 홍콩 경영자총협회(HKGCC)는 협의를 맺었고, HKGCC는 현지에서 바이어 모집 캠페인을 열었다. 기관이나 단체가 지정하는 것이 아닌, 실제 참여를 원하는 대상을 찾기 위해서다

또 그달 수원 기업들의 시연제품. 단가표, 매출실적 등 각종 자료를 홍콩 바이어에게 발송했다. 체감이 있어야 협상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판단이다.

이 효과로 지난해 지역 내 25개 기업이 홍콩, 베트남, 대만 바이어를 상대로 2억원 이상 매출을 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실적보다,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했다는 점이 특히 눈 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미용제품 기업인 ㈜아이즐 최성원 대표는 “비대면 미팅을 많이 해봤으나 수원시의 방식은 효과적”이라며 “당장 결과물이 없더라도 관심 있는 바이어와 연결지점이 생긴 만큼, 추후 기회를 만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호현 시 기업지원과장은 “관내 기업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 보완해가며 실행하겠다”며 “오는 4월에는 대만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