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디지털·첨단…4차 산업혁명에 승부 걸어야

코로나19 여파 글로벌 무역 감소
한국 작년 수출, 전년비 -5.4% 선방
제조업 기반 잘 짜여진 산업 덕분
바이오·친환경차·반도체·OLED
연간 최고 실적 … 12년 연속 흑자

인천 작년 수출, 전년비 -0.8% 선방
반도체·의약품·화장품 등 증가 눈길

인천형 뉴딜 종합계획 진행 착착
디지털·바이오·휴먼·그린 분야
2025년까지 일자리 17만개 목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무역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수출과 수입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감소세가 세계 교역국가중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12년 연속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4분기를 비롯한 하반기 수출이 전반기에 비해 크게 증가하면서 올해 경제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등 ICT 품목의 꾸준한 선전과 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OLED 등 고부가가치 신성장품목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생태계가 잘 조성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수출 10대 품목과 신성장산업 8대 품목, 그리고 인천지역 수출 10대 품목을 비교하면서 인천지역 산업구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고자 한다.

 

#대한민국 수출 10대 산업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무역감소에도 한국은 2020년 수출이 5128.5억달러(-5.4%), 수입은 4,672.3억달러(-7.2%)를 기록하며 무역수지는 456.2억달러로 1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량이 급감한 상태에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총 수출액은 4년 연속 50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무역 흑자규모는 전년 대비 17.3% 증가한 456.2억달러로, 12년 연속으로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4분기와 하반기 수출이 각각 2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주요국 수출이 동반 부진한 가운데, 우리 수출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WTO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수출 증감률면에서 우리나라는 10대 수출국 중 4번째로 양호했다. 플러스 또는 한자리 감소국은 4개국에 불과했으며 중계 무역이 주를 이루는 홍콩과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감소폭이 적었다.

과거 우리 수출은 2000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등 4번째 글로벌 교역감소 시 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에서는 우리 수출이 글로벌 교역보다 적게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 등 ICT 품목의 꾸준한 선전하고, 바이오·헬스, 시스템 반도체, 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 OLED 등의 고부가가치 신성장품목이 모두 연간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하며 이룩한 성과여서 더욱 반갑다.

비대면 경제의 활성화로 반도체, 컴퓨터, 2차전지 등 IT관련 품목이 꾸준한 성적을 거뒀고 위기 속에서 우리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반도체는 연간 수출액이 5.6% 증가한 991.8억달러로, 역대 두 번째 실적을 달성했고, 컴퓨터는 57.2% 증가한 134.3억달러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증감률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차전지는 5년 연속 증가하며, 매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바이오·헬스, 시스템 반도체,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 OLED 등의 고부가가치 신성장품목이 모두 연간 최고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바이오·헬스는 11년 연속 증가하며 고속성장,올해는 진단키트 호조로 사상 첫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수출액 규모로 10대 품목에 첫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스템 반도체는 반도체 수출에서 30%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연 수출액 기준 최초로 3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는 39.9% 증가하며,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OLED는 디스플레이 내 고부가가치 품목인 OLED가 3년 연속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했으며,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 인천신항 전경. /인천일보DB
▲ 인천신항 전경. /인천일보DB

#고부가가치 신성장산업의 약진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감소폭이 작았다.

WTO가 집계한 2020년 1~8월간 실적을 기준으로 중계무역국인 홍콩과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우리 수출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2020년 1∼10월 수출품목을 분석한 결과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헬스, 친환경차 수출의 선전에 힘입어 8대 신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 기간 바이오·헬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친환경차(23.7%)와 차세대 반도체(12.1%) 수출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바이오·헬스는 코로나19 확산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전기차는 유럽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각각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K-방역을 앞세워 의약품, 진단키트, 마스크 등 방역관련 제품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진단키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15.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K-방역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친환경차의 경우 EU는 승용차 탄소배출량을 2025년까지 15%, 2030년까지 37.5% 감축할 계획으로 무·저공해차는 2025년까지 130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전기차 수출을 국가별로 보면 영국(864.0%), 독일(87.2%), 프랑스(140.5%) 등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에도 반도체 수출은 3.1% 증가하면서 우리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언택트 생활방식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서버용 수요가 증가했고, 3분기 이후 모바일용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1~10월간 수출이 13.1% 증가하면서 전체 반도체 수출 증가를 주도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소비패턴 및 생활방식의 변화에 따라 비대면 산업, 홈코노미 관련 제품 수출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생활방식의 영향으로 데이터의 이동 및 저장 수요,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올해 1~10월중 컴퓨터 수출이 70.9% 증가했고,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화장품(14.6%), 농수산식품 (3.3%), 냉장고(16.3%) 등 홈코노미 관련 제품 수출도 호조롤 보였다.

▲ 인천국제공항 4단계 (T2확장) 조감도./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 인천국제공항 4단계 (T2확장) 조감도./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 인천 10대 수출품목과 산업구조의 변화

지난해 인천지역 수출은 전년 대비 0.8% 감소한 377.2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적인 수출경기 악화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국 수출증감률은 -5.4%로 집계되면서 인천의 수출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 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분기 수출이 주춤(-11.8%)했으나,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며 3, 4분기 연속 수출증가를 보였다.

품목별 수출 동향을 보면 인천의 3대 수출품목인 반도체(+31.8%), 자동차(+3%), 의약품(63.6%)은 물론 화장품(24%)의 수출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전통 제조산업인 철강판(-16.8%), 자동차부품(-27.7%) 등의 품목은 글로벌 제조산업 악화와 맞물려 수출감소를 기록했다.

인천의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전년 대비 31.8% 증가한 71.7억 달러 수출을 기록해 2016년 이후 4년 만에 상승으로 부활했다. 반도체 수출은 2015년 216.5%, 2016년 78.6% 성장했으나 2017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인천 전체 반도체 수출의 94%를 차지한 시스템 반도체 수출이 33.3% 상승하면서 전체 수출증가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주요 수출상대국 중 중국(40.2%), 베트남(74.8%), 대만(108.4%), 홍콩(8.9%) 등 미국(-32.3%)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인천의 자동차 수출은 북미 지역으로의 신차 수출 증가(미국 34.1%, 캐나다 83.2%) 및 중고차 수출 확대(17.8%)에 힘입어 전년 대비 3.0% 증가한 42.4억 달러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상승 전환됐다.

농약을 포함한 의약품은 전년 대비 63.6% 증가한 35억 달러를 수출해 7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인천의 3대 수출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의약품 수출의 96.4%를 차지한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63% 증가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최근 10년 간 인천 의약품 수출은 근 30배 성장했으며, 전국 대비 비중도 10% 미만에서 50%까지 육박해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 수출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다졌다.

한편 인천시는 지난해 말 인천의 산업구조를 첨단산업 위주로 개편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천형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외부변수와 지역의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게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제·사회구조 대전환을 통해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바이오뉴딜, 휴먼뉴딜 등 4개 분야에 2025년까지 14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17만3000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사업계획으로 디지털뉴딜에는 1조8000억원이 투입되며 1만8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송도 인공지능(AI) 창업 스타트업파크 조성, 인천대 제물포 캠퍼스 창업인큐베이터 육성, 계양 테크노밸리 첨단산업 기업유치 등이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와 친환경 자체 매립지 조성 등을 통해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영흥도 화력발전소 조기폐쇄 등 친환경에너지정책을 위한 탈석탄 동맹 가입도 또 다른 핵심이다. 그린뉴딜에는 5조600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 목표는 5만8000개이다.

바이오뉴딜의 핵심은 송도와 남동공단을 잇는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사업이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인천에 유치하는 것도 바이오뉴딜에 포함된다. 바이오뉴딜에는 2조900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3만8000개를 만들고자 한다. 휴먼뉴딜은 '일자리 사다리'를 구축해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이다. 2조7000억원을 투입해 5만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