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속에서 우리는 각자 어떤 형태의 투쟁기를 쓰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세상에서 매출 하락으로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렸다. 하필 생애주기가 코로나와 맞물린 취업 준비생들은 뽑아 주는 기업이 없어 속이 타들어 간다. 학교를 잃어버린 학생들 역시 마찬가지다.

팬데믹 1년 동안 지역 생태계는 빠르게 변화했고 이 속도에 적응하는 사람들을 몇 명 없었다. 다들 속수무책 흘러가는 물줄기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부유하기 바빴다. 월요일마다 연재 중인 '코로나 1년 무엇을 남겼나' 기획 중 '생계의 위협' 편에선 일자리를 잃거나 실직 위험에 놓인 이들에게 귀를 기울였다면 지난 월요일 기획에선 혼인과 출산, 육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천시민들을 기록했다.

지난 11월 인천지역 출생아 숫자가 역대 가장 낮은 1191명으로 집계되고 혼인 건수는 7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추락한 부분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 통계청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0년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작년 11월 인천 출생아 수는 1191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9%(226명) 감소했다. 매월 출생아 숫자가 하락하는 추세였다고는 해도 월 기준 출생아 숫자가 1190명대까지 떨어진 경우는 지난 11월이 유일하다.

코로나 사태가 같은 해 1월부터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출생아 문제에서 11월은 팬데믹 영향이 반영된 첫 달인 셈이다. 청년들은 임신과 출산에 앞서 결혼하는 것도 꺼린다.

코로나 2차 유행에 시달렸던 지난해 3분기(7월~9월) 인천지역 혼인 건수는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2503건에 불과했다.

'코로나 1년 무엇을 남겼나' 기획에서 만나본 취재원들은 모두 우리 주변 사람들로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를 묵묵히 견디고 있었다. 코로나 확진자 추세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정부 정책 아래 자신들 생애주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 초창기부터 일자리, 골목상권, 혼인, 출산 등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들이 보수 작업 없이 1년 넘게 방치되면서 인천지역 경제, 사회 전반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특히 청년 생존을 보장하는 정책이 수반되지 않아 혼인과 출산 지표는 가파르게 곤두박질치고 있고 올해는 그 심각성이 더해질 전망이다.

코로나 1년 즈음에 나온 이번 기획을 통해 작은 균열들이 어디서 시작했고 어떻게 확대됐는지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 이어질 코로나 시국에서도 주변 인천시민들을 취재하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도록 입을 닫고 눈과 귀, 마음으로 다가갈 생각이다.

/김원진 탐사보도 2팀장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