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다시, 세월호', '다시, 촛불' 을 외치며 피켓시위를 하였다. 지난해 12월24일부터 매일 낮에 '세월호 참사의 성역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기 위해서였다. 멀리 광주와 대구에서도 달려와서 피켓시위에 참여하였다.

올해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7년이 되는데, 아직도 세월호냐고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늑장 구조했는지, 왜 사고난지 3시간이 지나서도 TV에 전원구조라고 오보를 했는지,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증거조작 은폐한 세력은 누구인지 등 의문점이 한 두개가 아님에도 7년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명확하게 규명이 안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지난달 19일 검찰 세월호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의혹 17개에 대해 지난 1년2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런데 수사 결과는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당시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지휘부와 청와대 비서실장 등 20명을 재판에 회부했지만 다른 의혹들 13개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함으로써 오히려 의혹의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세월호 가족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분명하다. 이제 임기 1년 남은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약속하고 책임자 처벌을 약속해달라는 것이다. 국정원과 해군, 해경을 비롯한 정부 부처, 기관들이 보유한 세월호 참사 기록들을 제한 없이 제출하여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세월호 참사를 나몰라라 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700만 국민의 촛불 탄핵에 있다. 그럼에도 4년이 지나도록 세월호 진상규명과 의혹해명을 하지 못해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면 그 누가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문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옮겨 국민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무슨 연유인지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지 않았지만,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외치는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들의 외침에는 특히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세월호에 빚진 대통령이기 때문에 남은 임기 1년 내에는 반드시 그 빚을 갚을 의무가 있다.

이번 검찰 특수단의 수사 발표 중 해경이 고 임경빈 군의 구조를 방기한 데 대해 '혐의없음' 처분한 것은 특히 문제가 있다.

당시 임 군은 해경이 헬기로 신속히 구조했다면 분명히 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방기하고 서해청장이 헬기를 타고 이동했음에도 이를 무혐의 처분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또 당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시간이 지나서도 TV에 버젓이 전원구조라고 보도된 데 대해 반드시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당시 12시 점심 약속을 앞두고 택시를 타고 가는 도중에 언론에서 전원구조했다고 발표한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럼에도 검찰은 전원구조 오보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으니 어느 국민이 검찰 발표를 믿겠는가.

7년 전 세월호 사건은 끝난 사건이 아니다. 제2기 특조위가 이번 검찰 수사발표를 마지막으로 종료하고 더 이상 세월호 침몰 원인규명과 은폐조작 진상규명을 나몰라라 하면 우리는 어떻게 7년전 억울하게 참사당한 세월호 희생자들과 역사 앞에 나설 수 있겠는가? 사건은 결과가 있으면 원인이 있고 책임이 따른다. 일반국민의 눈에도 이해가 안되는 원인규명이라면 그것이 어떻게 규명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과연 세월호 침몰의 원인은 무엇인지, 사고 당일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구조 늑장 원인은 무엇인지, 전 국민을 기망한 전원구조 오보의 책임자는 누구인지, CCTV 영상녹화장치인 DVR 조작의혹은 왜 못밝혀낸 것인지, 의문은 아직도 끝이 없다. 역사는 진실을 원한다. 은폐되고 거짓된 역사는 다음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루게 마련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번 주말에도 세월호 가족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다시, 세월호' 피켓을 들고 외칠 것이다. 제발 세월호 진실만 밝혀달라고. '다시, 세월호'가 더이상 나오지 않게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재용 변호사(인천행동하는양심 공동대표)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