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방역수칙 준수…인천혈액원과 부활절까지 헌혈운동 이어가기로 협약
“약을 먹으라. 집과 마당과 거리를 소독하라. 사람과 장소를 구별하라. 나는 하나님께 자비를 베푸셔서 우리를 지켜달라고 간구할 것이다. 그리고 소독하여 공기를 정화할 것이다. 약을 조제하여 먹을 것이다. 나는 내가 꼭 가야할 정소나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하여 나와 이웃 간의 감염을 예방할 것이다. 혹시라도 나의 무지와 태만, 불결로 이웃이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이웃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누구든 어떤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종교개혁가이자 신학자인 마르틴 루터가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하던 당시 쓴 글이다.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담임목사는 루터의 이 고백이야말로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모든 신앙인들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를 비롯해 BTJ열방센터, IEM선교회 등 종교 관련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가 정말 안타깝습니다. 참 신앙인들은 우리의 것을 희생하고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해요. 진정 이웃과 한국 사회 전체를 생각하고 교회의 공공성과 타인의 생명을 무엇보다 존중한다면 우리의 신앙과 예배 형식이 세상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하죠.”
주안장로교회는 현재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예배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무섭게 번질 당시 자발적으로 교회 문을 닫는 등 감염병 확산 예방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교회는 또 코로나로 인해 혈액수급이 부족해지자 단체 헌혈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전국 15개 교회 모임인 '사귐과 섬김'의 공동대표인 주승중 목사가 모임 회원들과 더불어 최근 인천 헌혈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까지 약 2000명이 동참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과 협약을 맺고 부활절인 4월4일까지 지속적으로 혈액을 제공키로 했지요.”
주 목사는 이런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종교인과 성직자들의 최대 역할이라고 짚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시대를 맞아 진정한 의미에서 선교적 교회가 돼야 합니다. 더 이상 자신들만의 모임으로 끝나지 말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 타자를 위한 존재가 됩시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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