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윙크 남성은 근육, 여성은 간호사, 판매서비스업, 남성은 의사 또는 건설노동자'

경기도와 산하 공공기관에서 제작한 홍보물에서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 컷이다. 남성은 남성다워야 하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우리를 포위하고 있다. 경기도가 도와 산하 공공기관이 지난해 제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홍보물 약 300종을 조사, 분석한 결과 무려 137종에서 215건의 성차별적 요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성별 고정관념이 113건(52.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성이 할 일과 남성이 할 일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발붙이기 어려운 세상이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든 한번 박힌 고정관념은 고치기 어렵다. 작금의 이런 상황도 뿌리 깊은 가부장적 문화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지속적인 교육과 그 교육적 성과를 반영한 사회전반의 변화만이 답이다.

아직도 어린아이들에게 성별 인식을 고착화하는 놀이문화가 존재한다. 여아에게는 예쁜 공주 인형을, 남아에게는 자동차를 권장하는 사례가 그렇다. 성별 대표성 불균형을 드러낸 사례는 59건(27.4%)으로 다음 순위를 이었다. 결코 옳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현실을 반영한 결과가 자연스럽게 노출된 게 아닐까 싶다.

공직사회만 봐도 그렇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현저히 낮다. 예전에 비하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크게 늘었다고 하나 남성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데다 가정과 육아 등에서 비롯하는 현실적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경력단절 여성이 이렇게 많은 것도,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지원에 힘을 쏟는 것도 다 이런 현실에 기반한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및 지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또 다른 어떤 편견이 여성들의 대표성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현실적 노력은 부족하지 않은지 좀 더 주도면밀하게 살펴야 할 일이다. 이 외에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 19건(8.8%), 외모지상주의 12건(5.6%) 등의 문제도 공공기관에서 실수로 표현했다고 하기에는 매우 아쉽고 중요한 내용이다. 결국,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만이 답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