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가는 곳마다 불 꺼진 가게들이 마음을 더 춥게 한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비록 홀은 썰렁해도 손님을 기다리던 가게들이다. 한번 문을 닫은 가게들은 좀처럼 다시 불을 밝히지 못하는 요즘이다. 코로나19 역병 시대의 어쩔수 없는 풍경이라 해도 거기 딸렸을 가족들의 표정이 떠오른다.

지난해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이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는 소식이다. 가장 인구가 많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경기도민들의 힘들었을 한해 살이가 새삼 주목된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경기도 자영업자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월평균 전국 자영업자는 553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5000명(1.3%) 감소했다. 창업보다 폐업이 7만5000명 더 많았다는 얘기다. 이 중 경기도 자영업자는 127만2000명으로 4만5000명이나 줄어 전국 17개 시_도 중 감소 인원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서울(1만2000명), 인천(1만1000명), 강원(1만명), 대구(1만명) 등의 순으로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았다. 전체적으로 12개 시_도는 줄었고 충북, 부산, 전북, 광주, 세종 등은 늘었다.

자영업자 감소율은 강원이 4.8%로 가장 컸고 그 다음 인천, 대구, 대전, 경기, 서울 등의 순이었다. 인천도 자영업자 감소율이 4%에 달했다. 이처럼 수도권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 2_3차 유행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른 지역보다 더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에서는 3차 유행에 따라 지난해 12월8일부터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은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되고 있다.

수도권 자영업자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대료 등 비용 부담이 더 커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타격도 더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도 문만 열어두었지 사실상 영업을 거의 못하는 식당 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고 악화되면 우리 사회 생업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비상에 비상을 더한 시기다. 경기도정은 말 없이 쓰러져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생존에 보다 집중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