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스포테인먼트' 넘어 쇼핑·여가·외식 원스톱 공간 변신할 듯
20여년 구월동 상권 이끌다 밀려난 그룹 존재감 키울 '반전카드'
▲ 문학구장

인천 야구의 심장, 문학야구장에서 신세계 그룹은 어떤 실험을 이어갈까. 문학야구장이 'SK행복드림구장'인 시절에도 야구를 보며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이마트 바비큐존' 등 엔터테이먼트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던 신세계 그룹이다. 문학야구장이 신세계 그룹의 새로운 무대가 되면서 겪는 변화들은 누구보다 인천시민들 문화생활과 밀접해 있는 문제다.

 

▲SK행복드림구장 시대 마무리. 신세계 실험대 될 문학야구장

26일 신세계그룹이 SK텔레콤과 'SK와이번스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SK와이번스 인수는 공식화했다.

인천 야구 역사가 새 전환점을 맞은 순간에서 시선은 문학야구장으로 쏠린다.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소비자 체험 공간에 다양한 접근을 시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다음 실험대로 문학야구장을 선택한 셈이다. 이번 인수에는 오래전부터 야구단을 원했던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신세계 그룹에게 문학야구장은 낯설지 않다. 5년 전부터 '이마트 바비큐존'을 운영했었고, 2019년에는 야구장 스카이박스를 활용해 이마트 브랜드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업계에선 문학야구장이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을 앞세웠던 SK와이번스 경영 방침에서 나아가 쇼핑-여가-외식 등을 한곳에서 해결하는 시설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천시민 몫 얼마나 될까” 문학구장 변신 핵심

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체이스 필드 외야석에는 풀장이 설치돼 있다. 관중 중 일부는 야구를 물 안에서 즐길 수 있다. 일본 야구단 라쿠텐 골든이글스를 운영하는 라쿠텐은 홈구장 외야 전광판 뒷면 공간에 '스마일 글리코 파크'라는 대규모 놀이동산을 짓기도 했다. SK행복드림구장 내 이마트 바비큐 존이나 외야 잔디밭 관람석 'T 그린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인천 경제단체 관계자는 “모기업 사정이 좋지 않아서 구단이 인수된 경우가 아니다. SK와이번스 인수에는 신세계 그룹의 분명한 청사진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구장에 이마트 노브랜드처럼 신세계 계열사 매장이 입점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공략하는 신선한 방식들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며 “그동안 SK와이번스를 사랑한 팬들 대부분은 인천시민이다. 해당 야구단을 소유할 신세계 그룹이 충성도 높은 소비자인 인천시민을 만족시킬 서비스를 문학야구장에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월동에서 끊긴 신세계 역사, 지하철 한 정거장 문학경기장에서 이어지나

지난 20여년 동안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근 상권을 이끌었던 신세계백화점이 2019년 롯데백화점에 자리를 내주면서 인천 경제계에서 옅어진 신세계의 존재감이 SK와이번스 인수로 점차 확대할 모양새다. 지난 2017년엔 경기 부천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신세계백화점 건립 사업이 인천지역 반대로 백지화된 사례도 있어 문학경기장이 신세계에게는 와신상담의 장이 될 거라는 말도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시가 문학경기장 운영권을 SK와이번스에 위탁한 상태지만 관련 진척 부분에선 내용 확인이 어렵다. 계속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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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번스, 새 이름 달고 3월 출범 신세계그룹이 인천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KBO 한국 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26일 공식발표했다.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소유한 SK텔레콤은 신세계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하는 데 합의하고 26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이마트가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인천을 계속 연고지로 삼는다는 내용이 뼈대다.또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 프런트 역시 100% 고용 승계해 SK와이번스가 쌓아온 인천 야구 유산을 이어가기로 했다.아울러 양 기관은 한국야구위원회(K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