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번스, 갑작스러운 No Brand

신세계, 인수 소식 전해지면서
구단·팬 등 야구계 안팎 발칵

그룹 "협의 중 정해진 건 없다"
구단 "언론 통해 들어…황당"
팬들 "빨리 어디든 과정 공개"

신세계 그룹이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야구계 안팎이 발칵 뒤집혔다.

신세계 그룹 관계자는 25일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 조만간 협의가 끝나면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 협상에는 평소 스포츠 애호가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관심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현재 매각 그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한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SK와이번스가 모기업 SK텔레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인 만큼 고용승계 문제 등 구체적인 영역까지 합의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협상 완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양쪽 고위층의 판단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SK와이번스 구단 및 팬을 포함해 야구계 전체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SK와이번스 관계자는 “우리도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을 들었다. 모두들 너무 놀랐고 솔직히 황당하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팬들도 “너무 어이가 없어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빨리 어느쪽이든 나서 해당 과정을 팬들 앞에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2020년 스프링캠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은 SK와이번스 선수단. 사진제공=SK와이번스
▲ 2020년 스프링캠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은 SK와이번스 선수단. 사진제공=SK와이번스

앞서 SK그룹이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2000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한 SK 와이번스는 2000년대 후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했고, 이후 2018년 KBO리그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의 지도로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명문 구단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 야구단을 인수할 경우 SK텔레콤과 KT가 벌이던 통신 기업끼리의 대결은 사라지고 롯데그룹의 롯데 자이언츠와 신세계가 야구에서 격돌하는 유통 공룡끼리의 라이벌 구도가 새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